집중호우로 인해 중부지방 곳곳이 침수 피해를 입은 가운데 경기 군포시 산봉동 일대 반지하 가정집의 방범창이 뜯겨져 있다. 이곳 주민은 지난 8일 침수로 인해 고립됐으나 경찰과 이웃 주민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출했다. 출처: 뉴스1 / 영화 '기생충' 속 반지하 주택. 출처 : CJ ENM
80년 만에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이 사망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하·반지하에서 사람이 거주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 추진 정책을 발표했다. 장기적으로는 서울 시내에서 지하·반지하 주택을 완전히 없앤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10일 '지하·반지하 거주 가구를 위한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일각에선 반지하 거주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세입자들을 위해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화 '기생충' 속 반지하 주택. 출처 : CJ ENM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시는 신축 건물을 지을 때 지하·반지하 거주 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는 것은 물론, 기존 건물도 유예 기간을 주고 주거용으로 쓰지 않도록 유도하기로 했다고. 지하·반지하에 거주하고 있는 차상위계층에게는 공공임대주택 입주나 월세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하·반지하 주택은 안전과 환경 등 모든 측면에서 취약계층을 위협하는 후진적 주거유형으로 사라져야 마땅하다"며 "시민을 보호하고 주거 안정을 제공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집중호우로 인해 중부지방 곳곳이 침수 피해를 입은 가운데 경기 군포시 산봉동 일대 반지하 가정집의 방범창이 뜯겨져 있다. 이곳 주민은 지난 8일 침수로 인해 고립됐으나 경찰과 이웃 주민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출했다. 출처: 뉴스1
이에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반지하 매물을 찾는 수요자들은 교통비, 식대, 통신비 등을 해결하고 나면 수중에 남는 자금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며 "같은 가격에 더 넓은 거주 면적을 사용할 수 있고 직장이나 학교 등 접근성이 좋아 반지하 생활이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리기도 해 강제 이주를 반길 요인이 없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살고 싶어서 반지하 사는 게 아니다", "임대주택에 들어가기가 쉽나" 등의 싸늘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지하·반지하 퇴출 정책 발표보다 종합 대책 마련 발표가 우선순위란 말이다. 현재 윤석열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공급량을 문재인 정부 대비 줄일 것으로 밝힌 상태다. 문재인 정부의 연평균 공공임대주택 공급량은 14만 가구였으며 윤석열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예정 공급량은 10만 가구에 불과하다.
9일 간밤의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 주택 반지하층이 물에 잠겨 있다. (2022.8.9) 출처 :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전국의 지하·반지하 주택에 거주 중인 가구는 32만 7320가구에 이른다. 이 가운데 61%에 해당되는 20만 849 가구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 같은 경우 영화 '기생충'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반지하 주택에 시선이 몰리자 전수조사와 함께 주거 대책을 세우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흐지부지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