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동부에서 역사상 전례 없는 기록적인 홍수가 발생했고 3일(현지시각)까지 최소 14명이 숨졌다.
전기 공급이 끊기거나 이동 경로가 차단된 상황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주민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호주의 야생동물도 홍수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코알라, 캥거루 등 호주를 대표하는 동물은 물론이고 새와 거북이 등 하늘과 땅을 가리지 않고 많은 동물이 피해를 입고 있다.
현지 시민들은 야생동물의 구조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호주 퀸즐랜드 브리즈번 교외 마을에서는 한 남성이 불어난 물속에서 호주 야생 동물인 왈라비를 구조해 화제다. 제이슨이라는 이 남성은 호주 ABC라디오브리즈번을 통해 ”홍수가 일어나는 걸 보다가 아들 딜런이 왈라비가 물에 빠진 걸 봤다”고 말했다.
″왈라비가 어쩔 줄 모르고 계속 물속에서 빙글 돌며 힘들어했다.”
제이슨은 망설이지 않고 동물을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들었다. ”당연히 안전에 주의하며 구조했다. 조심스럽게 동물을 돕자 왈라비도 내가 도와주려는 걸 알아차렸다. 왈라비가 물에 빠지지 않게 받혀주면서 지상으로 천천히 유도했다.”
제이슨이 왈라비를 구조하는 영상은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촬영됐고 곧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제이슨은 경찰로부터 제재를 받았지만 끝까지 왈라비를 구조했다. 그는 왈라비를 지상까지 데려간 후 야생동물 보호 센터까지 데려가 건강검진까지 체크해 줬다.
최근 호주는 가뭄, 폭염, 큰 산불 그리고 전례 없던 홍수까지 겪고 있다. 기후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이러한 극단적인 기상 사건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브리즈번의 야생동물 구조 단체에 따르면 한 구조자가 홍수 속에서 13마리의 코알라를 구했다. 올해 초 코알라는 멸종 위기 동물로 지정됐다. 2년 전 호주의 연이은 산불에 수천 마리의 코알라가 이미 숨졌다.
니콜 블룸스라는 구조자는 ”한 코알라가 물에 젖은 채 혼자 나무 아래에서 울고 있었다”며 구조된 코알라 사진을 공개했다.
이외에도 시민들은 고슴도치, 오리너구리, 거북이 등 여러 야생동물을 적극적으로 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야생 동물의 피해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야생동물 보호단체인 지역 봉사 단체 와이어즈는 ”홍수처럼 극단적인 기상 현상은 야생 동물에게 극도의 스트레스와 충격을 준다. 특히 새들은 물에 잠기며 날 수 없게 된다. 가장 큰 피해를 입곤 한다”고 말했다.
또 거북이 등 한자리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는 종류의 동물들은 홍수가 지나간 뒤에도 계속 먹이 부족 등으로 지속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홍수의 영향은 6개월에서 1년 이상 야생 동물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뜻이다.
호주의 유명 수의사인 크리스 브라운은 ”호주의 야생 동물은 지난 4년간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번 시련 속에도 그들이 살아갈 방법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