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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이 운영하는 온라인 순직소방관추모관에 올라온 고(故) 김범석 소방관의 사진. 낮은 화질의 사진을 올려 눈코입의 형태를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다.
소방청이 운영하는 온라인 순직소방관추모관에 올라온 고(故) 김범석 소방관의 사진. 낮은 화질의 사진을 올려 눈코입의 형태를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다. ⓒ온라인 순직소방관추모관

소방청이 운영하는 온라인 순직소방관추모관, ‘순직한 소방영웅들’이라 명명된 소방관 중 한 명인 고(故) 김범석 소방장의 얼굴은 깨어져 일그러져 있다.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낮은 화질의 사진이 게시돼 있기 때문이다.

2006년 소방공무원에 임용된 이후 1000여 번의 화재·구조 출동을 한 김 소방장은 ‘혈관육종암‘이라는 희소병에 시달리다 2014년 6월 3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당시 김 소방장의 죽음은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유족들은 5년여간 이어진 법정 다툼을 통해 2019년 순직을 인정받았다.

23일 뉴스1이 소방청의 온라인 순직소방관추모관에 게시된 최근 100명의 사진을 확인해 보니 김 소방장처럼 얼굴을 아예 알아볼 수 없었던 경우가 13건 있었다. 더불어 사진이 깨져 얼굴을 알아보는 데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이 올라온 것도 24건이나 됐다.

이외에도 사진이 흐리거나(7건), 정해진 규격과 대비해 사진이 작아 공백이 발생하는 경우(4건)를 합치면 모두 48명의 소방관들의 사진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채 올라와 있었다. 나머지 소방관들의 사진들도 흐리거나 오래된 사진들이 많아 정비가 필요해 보였다.

특히 지난 2017년 강릉시 강문동 목조건물 화재 현장에서 갑작스러운 건물 붕괴로 순직한 고 이호현 소방사의 게시물에는 깨어져 알아보기 힘든 사진 밑으로 유족들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추모의 글이 달려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엄마’라는 아이디의 글쓴이가 게시한 추모의 글에는 ”아들 보물 1호 사랑해 엄마가 죄인이 된 것 같아 아들을 이른 나이에 하늘나라로 보내서 아들 엄마가 조만간 너를 보러 갈게 기다려 아들 사랑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소방사와 같은 현장에서 숨진 고 이영욱 소방위의 경우에도 사진이 흐려 알아보기 힘든 상태였다. 그의 사진 밑에는 가족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유족들의 글이 1000여건 넘게 게재돼 있었다.

더불어 2014년 7월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 출동해 수색 업무를 마치고 복귀하던 중 헬기가 추락해 순직한 고 이은교 소방사, 고 신영룡 소방교, 고 안병국 소방장, 고 박인돈 소방위, 고 정성철 소방위의 사진도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깨져 있었다.

세월호 수색작업에 참여한 뒤 복귀하던 중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고 이은교 소방사, 고 신영룡 소방교, 고 안병국 소방장, 고 박인돈 소방위, 고 정성철 소방위의 사진 역시 사진이 깨어져 얼굴을 식별하기 어렵다.
세월호 수색작업에 참여한 뒤 복귀하던 중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고 이은교 소방사, 고 신영룡 소방교, 고 안병국 소방장, 고 박인돈 소방위, 고 정성철 소방위의 사진 역시 사진이 깨어져 얼굴을 식별하기 어렵다. ⓒ온라인 순직소방관추모관

 

2013년 5월 경북 안동시 임하댐 인근 산림청 헬기 추락 사고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순직한 고 박근배 소방장, 2013년 2월 경기 포천시 가사면 소재 재생 플라스틱 가공 공장 화재 진압 중 건물 붕괴로 순직한 고 윤영수 소방교의 경우는 사진이 흐려 얼굴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었다.

 

얼굴 알아볼 수 없는 사진과 설명 한줄 : 경찰청 · 해외 사례와도 비교

소방청의 순직 소방관들의 사진 관리는 동일하게 순직자들의 추모하고 있는 경찰청과도 차이를 보였다. 경찰청의 경우 동일하게 최근 게재된 100여 건의 사진을 확인한 결과 흐리거나 오래된 사진은 있었으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의 사진은 없었다.

또 해외에서 순직 소방관을 기록하는 사례와 비교했을 때도 소방청의 기록은 아쉬움이 남는다. 미국 순직소방관재단(national fallen firegighters foundaion)의 경우 단순히 순직 소방관의 사진과 순직 경위만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소방관의 생애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캘리포니아주 포터빌의 공공도서관 화재 진압 도중 사망한 라몬 피게로아(Ramon Figueroa)를 설명하는 글은 약 2600자 분량이다. 이 글에는 그가 어린 시절 야외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고 9.11 사태로 소방관이 되기로 마음먹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그가 일에 열정적이었으며 가족들에게도 헌신했음을 설명하는 내용이 이어졌다.

위에 언급한 김범석 소방장의 경우 그를 설명하는 기록이라곤 ‘심장의 혈관육종 폐 전이로 투병 중 순직’이 전부였다. 그가 어떤 소방관이었고 순직을 인정받기 위해 가족들이 어떤 싸움을 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소방청 관계자 “관리 어려운 현실”

순직 소방관들의 사진이 제대로 게시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소방청 관계자는 “추모탑 위패 봉안을 하면서 추모관에 등재를 하는데 각 소방서에서 제출하는 사진을 받아서 올리는 과정에서 사진이 깨진 것 같다”라며 곧 깨진 사진들을 확인해 최신 사진으로 바꿀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해당 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업무를 겸해서 하기 때문에 사진을 최신화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라며 관련 업무를 하는 인력이 부족하고 이를 하나하나 확인해 피드백을 주는 곳도 없기 때문에 관리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전했다.

 

 

뉴스1 박동해 기자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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