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다시 약세로 돌아선 엔화의 움직임과 관련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2026년 8월3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AP통신과의 인터뷰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베센트 장관은 30일(현지시각)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엔화의 혼란스러운 움직임에 관한 질문을 받고 "최근 엔화 변동은 상당히 잘 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과 미국은 7월31일 이례적으로 엔화 공동 매입에 나서 엔화 약세로 인한 일본 국채 매도세가 확산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당시 베센트 장관은 공동 매입이 무질서한 엔화의 변동에 대응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지난 28일 엔화가 미국 정부의 개입 다음 1달 만에 다시 달러당 160엔 선을 넘으며 약세를 보였다. 이에 미국이 다시금 일본과 손을 잡고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개입할 것인지 관심이 높았으나, 베센트 장관은 이번 인터뷰에서 엔화 변동에 관해 낙관적 모습을 보였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일본은행이 오는 9월17~18일에 여는 중요한 정책 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로이터는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일본은행은 이르면 9월에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며 "이후에는 현재 연 2회 정도인 인상 속도를 더욱 공격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일 일본은행이 9월에 금리를 인상하면 이는 일본은행 최초로 6개월이 아닌 3개월만에 금리를 다시 올리는 것이다. 로이터는 "일본은행이 9월에 금리를 인상하면 앞으로는 연 2회가 아닌 분기별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센트 장관은 과거 여러 차례 일본 금리 인상을 촉구했다. 베센트 장관은 이날 로이터에 "일본은행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시할 생각은 없다"며 "다만 경기 부양책인 아베노믹스의 막바지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故) 아베 신조 총리 시절인 2013년에 시작된 아베노믹스는 대규모 통화 부양책과 재정 지출 확대 등 일본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려는 경제 정책이다.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이라고도 불리는 장기적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는 것이 목표다.
다만 통화 부양책의 일환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돈을 풀자 엔화 약세가 지속됐다. 이런 와중에 일본은행은 전통적으로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커졌다. 이 결과로 일본에서는 수입 물가 상승과 전반적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베센트 장관은 로이터에 일본이 이미 장기 침체를 극복했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밑에서 '다카이치노믹스'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다카이치노믹스'에 관련해 노동 시장에서 상당한 규제 완화를 달성해 정부 개입을 줄여 일본 경제가 주주 친화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베센트 장관은 일본의 재정 정책에 관해 "아베노믹스의 성공을 가만히 누리고 효과가 나타나도록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노믹스의 열렬한 지지자로, 올해 6~7월에 성장 분야 투자 확대와 생활비 상승으로 유발된 가계 부담 완화를 위한 지출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의 확장 재정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 통화 정책을 펼치려는 일본은행의 노력과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투자자들 사이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지출 프로그램이 일본의 재정 부채를 더욱 증가시킬 것이라는 불안감이 돌면서 이달 초 일본 10년 만기 국채 이자는 30년 만의 최고치인 2.945%까지 올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