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환경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내가 좋아서 쓰는 글| 편집장도, 누구도 나에게 이걸 하라고 시키지 않았다. 말 그대로, 내가 쓰고 싶어서 쓰는 글이다.

 

때는 바야흐로 목요일인 4일 오후. 운동까지 다녀와 몹시 상쾌한 몸이었건만 어느 순간부터 열이 나고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근육통 같았다.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어 조퇴하고 싶었으나 그럴 상황이 아니라 겨우겨우 업무 시간을 버티고, 집까지 무사히 돌아왔다. 요새 26개월 조카 돌보는 일(10살 조카가 한명 더 있어서 26개월짜리를 다 돌보면 이 아이와도 춤추고 최선을 다해 놀아야 한다)을 마치 부업처럼 하고 있어서 몸이 무리했던 걸까. 약국에서 파는 감기약을 먹고 잠들었다. 하지만 밤새도록 30분 단위로 깼다. 추웠고, 토할 것 같았고, 몽둥이로 누구한테 맞고 있는 것처럼 아팠다. 

열이 39도까지 치솟았다.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권유받았다 (코로나19 검사 후기)
ⓒkbeis via Getty Images

아침이 되어, 회사에 연차를 내고 병원 여는 시간만 기다리다 겨우겨우 씻고 병원으로 향했다. 100m도 안 되는 거리가 왜 그리 멀게 느껴진 걸까. 있는 힘을 다 짜내 5층에 있는 내과로 들어서 ”몸살감기 같아요”라고 말씀드리니 체온 검사를 한다. 결과를 본 간호사가 순간 놀라는 표정이 된다.

 

“39도예요. 저희 병원에서는 진료를 보실 수 없으니 사거리의 OO병원으로 가셔야 합니다.”

 

아, 코로나 시대라서 그렇구나. 어쩔 수 없지. 또 있는 힘을 다 짜내어 OO병원으로 걸어갔다. 여기도 마찬가지다. 너무 고열이라며 병원 밖의 천막 진료소에서 진료를 봐야 한단다. 병원 안으로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병원 입구에 놓인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30분을 기다렸다.

30분가량 기다려 천막 진료소에 들어가니 의사가 묻는다.

 

″최근에 해외 다녀오신 적 있나요?”
″아니요.”
″이태원 다녀오신 적은요?”
″전혀 없어요.”
”흠.. 그래도 이건 너무 고열이라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해요. 소견서를 써드리겠습니다.”

 

내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내가????????? 직업이 이래서 코로나19 기사를 날마다 보고, 쓰고 있지만 내가 미처 그 주인공이 될 줄은 몰랐다.

가장 근처에 있는 보건소로 안내받았다. 나는 정말로 택시를 타고 싶었으나, 코로나19일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들은 마당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는 없겠지….내리쬐는 햇볕을 받으며 터덜터덜 걸어갔다. 몸은 흐물흐물거리고, 정신은 그야말로 메롱이니 여기가 바로 지옥으로 가는 입구로구나….

20여분을 걸어 겨우 도착한 OO보건소 선별진료소. 기사에서만 보던 ‘워킹스루’ 방식의 검사 시설이다. 내가 도착한 시각은 오전 10시쯤으로 몹시 빠른 시간에 갔다고 생각했건만, 이미 스무명 되는 사람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친절한 청년이 날 보자마자 소독제를 권유하고, 위생장갑을 끼라고 한 뒤, 관련 서류 작성을 안내했다. 

30일 서울 영등포구 자매근린공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워킹스루 현장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채취를 하고 있다.  
30일 서울 영등포구 자매근린공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워킹스루 현장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채취를 하고 있다.   ⓒ뉴스1

30분여가량 기다리는 시간 동안 내 눈에 띈 것은 이곳에 근무하는 분들의 성실함과 일 잘함이었다. 순차적으로 사람들에게 안내를 하고, 학생/해외입국자는 좀 더 빠르게 검사를 받게 했으며, ”이게 무슨 서류라고??” 다짜고짜 반말하며 같은 말을 반복하게 만드는 시민에게 화 한번 내지 않고 다시금 안내 사항을 친절하게 전달하며 쉴새 없이 뛰어다녔다. 한 구급 대원은 학교에서 학생을 직접 데려왔는지, 학생을 의료진에게 인계하며 살뜰히 챙겼다. ‘덕분에 챌린지는 저런 분들을 위한 것이구나’ 고열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그 순간 존경심이 느껴졌다.

 

드디어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1차적으로 의료진이 칸막이 너머로 묻는다. ”증상이 언제부터 있었나요? 증상 발현 이후에 접촉한 사람은요?” 체온을 한번 더 재더니 검사실로 안내한다. 기사에서만 접해오던 워킹스루 검사실이다. 플라스틱 칸막이 너머로 의료진이 중무장을 한 채 앉아있다. 그리고 약 20cm 길이의 면봉이 내 눈앞에 놓여 있었다. (너무 무섭다) ‘이걸 빨리 해치워야 집에 돌아가 누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눈을 꼭 감았다.

 

″입을 아 하고 벌리세요”

 

‘편도선염 때문에 병원 갔을 때 몇번 해봤던 거랑 비슷하겠지’라고 생각했으나 아니었다. 깊었다. 훨씬 깊숙이 찔러넣었다.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가 ”앞으로 다시 오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약 20cm 길이의 면봉 중 최소 10cm 이상을 집어넣어야 한다더니....

열이 39도까지 치솟았다.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권유받았다 (코로나19 검사 후기)
ⓒShivendu Jauhari via Getty Images

″천장을 보세요”

 

이번에는 코였다.

 

‘아아아 제발.. 제발..제발 그만 쑤시세요’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깊숙이 찌르고, 찔러댔다. 눈물이 찔끔 나오던 찰나, ”끝났습니다” 의사가 말한다.

 

″누구랑 사시나요?”
″혼자요”
″지금부터 검사 결과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해야 하니 관련 규정을 지켜주세요”
″그런데 집에 먹을 게 하나도 없는데요. 마트만 잠깐 다녀와도 될까요?”
″먹을 게 하나도 없다고요?”
″네..”
″그럼 최대한 빨리 마트만 이용하세요”

 

뙤약볕에 39도의 몸으로 20여분간 다시 집으로 터덜터덜 겨우 걸어왔다. ”구급차 좀 태워주시면 안될까요” 매달리고 싶었으나, 나보다 급한 사람이 있을 것 같아 그리고 그 말조차도 할 힘이 없어 그냥 집에 걸어오는 걸 택했다.

설마 코로나19는 아니겠지?? 내가 어딜 다녔다고 코로나야??? 아냐, 감염경로 모르는 환자 비율도 9%나 된다는데 나도 그 사람들 중 한명일 수 있잖아.. 근데 내가 코로나19면 어떻게 되지? 회사 전원 자가격리에, 내가 다니던 복싱장이 폐쇄될 것이고, 생존에 필요한 음료를 사기 위해 들른 편의점이 폐쇄될 것이고, 오빠가 운영하는 회사가 폐쇄될 것이고, 이제 막 등교를 시작해 기뻐하는 초등학생 조카가 또 학교를 못 가게 되고, 그 학교의 아이들도 학교를 못 가게 되고, 그 학교 아이들의 부모님들도 자가격리를 해야 하고.. 오마이갓...

만에 하나 양성 판정이 나왔을 시 맞이하게 될 결과가 너무나도 끔찍했다.

잠들었다가, 일어나서 코로나19면 어떡하나 걱정하다가, 커피 사 먹고 싶지만 커피숍 폐쇄될까 봐 걱정하며 창밖을 바라보다가, 혼자 소파에서 몸부림을 치던 순간. 문자가 날아왔다.

6일 오후 6시 30분경 날아온 문자. 검사를 받은 지 약 8시간 만이었다. 
6일 오후 6시 30분경 날아온 문자. 검사를 받은 지 약 8시간 만이었다. 

띠로링. 음성!!!!!!!!!!!!!!!음성인 것이다!!!!!!!!!!!!!

 분명 검사 결과는 내일 나온다고 했는데, 검사 받은 지 반나절 만에 결과가 나온 것이다. 대한민국 행정력, 의료실력 최고다!!!!!!!!대박이다!!! 국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나지만 이 순간만은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이 글을 쓰는 7일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온 지 바로 이튿날이다. 비록 하루밖에 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전과 달라진 게 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되는 상황 + 만에 하나 코로나19에 걸림으로써 초래하게 될 상황의 무시무시함에 비하면 새발의 피인 ‘마스크 쓰기의 귀찮음’을 극복하고 귀가 떨어져 가는 아픔이 있어도 기꺼이/즐겁게 마스크를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빌어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View this post on Instagram

A post shared by 덕분에챌린지 (@thanks_challenge) on Jun 2, 2020 at 8:46pm PDT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국힘 나경원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재선거 선언' 요구했다 : 서울시장 둘러싼 두 사람의 악연 눈길
  • 2 넷플릭스 '참교육' 주연 김무열 병역 기피 논란 다시금 관심 받고 있다 : 어쩔 수 없는 안타까운 가정사
  • 3 한국계 가수 이재 역사상 두 번째로 북중미 월드컵 개막식 무대 장식했다 : 월드컵 빛낸 한국인
  • 4 이재명 "너무 진행된 비정상 바로잡을 길 없어" : 비정규직 집회 관련 소송서 노동자들의 패소에 안타까움 표시
  • 5 [허프 사람&말] 삼성전자 이재용·현대차 정의선·SK 최태원 중 누가 제일 친하냐? 젠슨 황의 답 "너무 쉬운 질문"
  • 6 '이재명픽' 민주당 정원오·하정우·김용남의 슬픈 결말 : '김민석 밀어주기'는 성공할까
  • 7 [허프 사람&말] 엡스타인 의혹의 진상이 처음 드러났다 : 빌 게이츠가 불륜으로 협박 받았다고 의회 청문회서 공개 시인
  • 8 미래에셋증권 실적은 이제 '나스닥의 스페이스X'가 쓴다 : 그래서 '역대급 2분기' 전망 나오지만 변동성 확대는 변수
  • 9 트럼프는 과연 제정신일까, 시민들은 이란전쟁 고통 받는데 "나는 인플레가 너무 좋아"
  • 10 [허프 US] 트럼프 공무 중 수면은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 요소 : 민주당 "운전대에서 잠든 것과 마찬가지, 어떻게 믿겠나"

허프생각

국회 전반기 법안 가결률 7.5% 기록, '최악의 정치실종' 피할 시간 얼마 안 남았다
국회 전반기 법안 가결률 7.5% 기록, '최악의 정치실종' 피할 시간 얼마 안 남았다

여야의 극단적 대립, 해법 없나?

허프 사람&말

꼭 해내자 현규야 등번호 없던 예비선수에서 4년 뒤 북중미 월드컵 역전 결승골 주인공 되다
"꼭 해내자 현규야" 등번호 없던 예비선수에서 4년 뒤 북중미 월드컵 역전 결승골 주인공 되다

"이제 시작이다"

최신기사

  • 7년 함께 산 동성 커플, 외도로 무너진 관계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 법원은 '성별'보다 '관계'에 의미 뒀다
    뉴스&이슈 7년 함께 산 동성 커플, 외도로 무너진 관계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 법원은 '성별'보다 '관계'에 의미 뒀다

    "평등을 향한 중요한 이정표" 

  • 코오롱그룹 '오너 4세' 부회장 이규호 아쉬웠던 성적표 : 경영 전면 나선 지 2년 만에 '주력' 화학·건설로 반등 신호탄 쏜다
    씨저널&경제 코오롱그룹 '오너 4세' 부회장 이규호 아쉬웠던 성적표 : 경영 전면 나선 지 2년 만에 '주력' 화학·건설로 반등 신호탄 쏜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이 꿈틀댄다

  • 코스피 제자리 돌아왔지만 지나온 길은 '천당과 지옥' :  예정된 FOMC 회의도 주목된다
    씨저널&경제 코스피 제자리 돌아왔지만 지나온 길은 '천당과 지옥' : 예정된 FOMC 회의도 주목된다

    한 주에는 0.5% 변동, 하루에는 8%대 변동

  • 다음 주 수도권 러브버그 대량 출현이 예고됐다 : 가정집에서 가능한 대처 방안 총망라
    라이프 다음 주 수도권 러브버그 대량 출현이 예고됐다 : 가정집에서 가능한 대처 방안 총망라

    살충제 대신 '이것' 뿌리자

  • [승변의 법률 처방전] 농사도 못 짓고 팔리지도 않는 시골 땅, 농사 안 지으면 뺏긴다고요
    보이스 [승변의 법률 처방전] 농사도 못 짓고 팔리지도 않는 시골 땅, 농사 안 지으면 뺏긴다고요

    팔리지 않는 땅, 탈출구는 없다?

  • 민주당 정청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김민석계' 이건태 당연한 것이라고 반응 : '조롱을 위한 조롱'
    뉴스&이슈 민주당 정청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김민석계' 이건태 "당연한 것"이라고 반응 : '조롱을 위한 조롱'

    유치 찬란한 국회의원들

  • '이재명픽' 민주당 정원오·하정우·김용남의 슬픈 결말 : '김민석 밀어주기'는 성공할까
    뉴스&이슈 '이재명픽' 민주당 정원오·하정우·김용남의 슬픈 결말 : '김민석 밀어주기'는 성공할까

    민주당 당원들의 마음이 복잡하다

  • 레미콘 노조 휴업 장기화 조짐에 건설업계 발 동동 : 지체상금 면책해달라 정부에 긴급 개입 요청
    씨저널&경제 레미콘 노조 휴업 장기화 조짐에 건설업계 발 동동 : "지체상금 면책해달라" 정부에 긴급 개입 요청

    반도체 공장도 차질 우려

  • 트럼프 '미군 헬기 격추 보복' 사흘째 공습 직전에 작전 취소 :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아무 말도 듣지 못했다
    글로벌 트럼프 '미군 헬기 격추 보복' 사흘째 공습 직전에 작전 취소 :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아무 말도 듣지 못했다

    이번에도 꼬리를 내렸지만 반갑다

  • 현대차 노조 임금협상 교섭 결렬 선언하고 25일 파업 찬반투표 돌입한다 : 진짜 '하투'는 지금부터
    씨저널&경제 현대차 노조 임금협상 교섭 결렬 선언하고 25일 파업 찬반투표 돌입한다 : 진짜 '하투'는 지금부터

    순이익 30% 성과급과 로봇 도입이 쟁점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이용자위원회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정정·반론보도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