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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원짜리 흰 티와 30만원짜리 흰 티의 차이는 무엇일까
ⓒBrianAJackson via Getty Images

H&M에서 5달러짜리 흰 티를 본 적이 있다면 아마 300달러짜리 흰 디자이너 티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가격 차이는 왜 나는 걸까? 디자이너 티를 말도 안되는 가격에 파는 것뿐일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걸까?

티셔츠의 소매가 결정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관련되어 있다. 평범한 소비자들이 쇼핑하면서 생각하지 않는 이유들이 많다. 어떤 재질을 사용하느냐, 어떻게 생산하느냐, 브랜딩을 어떻게 하느냐 등이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준다. 우리가 낸 돈 값어치를 하는 물건을 샀는지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혹은, 우리는 무엇에 돈을 내고 있는 걸까?

그 답은 간단하지 않으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재질부터 살펴보자.

“재질은 대부분의 의류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한다.”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과 패션기술대학교의 마거릿 비숍 교수는 허프포스트에 또한 “섬유는 대부분의 재질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인 흰 티셔츠에 가장 흔히 사용되는 재질인 면을 예로 들어보자. 파슨스 디자인 스쿨의 텍스타일 교수이며 MFA 텍스타일 프로그램 책임자인 프리티 고피나스는 높은 등급의 면이 낮은 등급의 면보다 비싼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등급은 “보통 스테이플의 길이에 따라 정해진다. 이는 [재질 속의] 작은 섬유 하나하나의 길이를 의미한다. 섬유가 길수록 실이 더 부드러워진다. 섬유가 짧으면 짧은 섬유들을 서로 꼬아야 하기 때문에 실에 매듭이 더 많이 생긴다. 매듭이 많을수록 텍스처가 많아진다.”

면의 종류와 품질 역시 다양하다. 해도면(씨 아일랜드 코튼), 이집트면, 피마면 등, 면의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신축성과 회복력 개선을 위해 엘라스테인을 첨가할 경우 또 가격이 올라간다.

브랜드가 붙은 섬유는 브랜드가 없는 섬유에 비해 더 비싸다(제너릭 의약품과 브랜드명이 있는 의약품의 관계와 비슷하다). 예를 들어 피마면의 브랜드명은 수피마인데, 수피마라는 이름이 붙은 면의 가격에는 마케팅 비용이 포함된다고 비숍은 설명했다.

최종품의 가격에는 소면(梳綿, carding)과 코밍(combing) 등의 공정도 반영된다. 소면은 뭉쳐 있는 솜을 헤쳐서 잡물이나 아주 짧은 섬유를 제거하고 섬유를 한 가닥씩 분리하여 가지런히 하고 모으는 작업이다. 이를 다시 빗어내리며 아주 짧은 섬유와 불순물을 제거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코밍이다. 코밍을 거치면 더 부드럽고 질이 좋은, 비싼 실이 된다.

비숍과 고피나스는 면이 100% 유기농일 경우 더 비싸다고 한다. 한편 면과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 재질을 섞은 것은 더 싸다. 폴리에스테르 등의 합성 재질은 가격이 더 낮다고 고피나스는 말한다.

디자이너 티셔츠라고 해서 반드시 구할 수 있는 가장 비싼 면으로 만든다는 법은 없지만, 비숍의 설명에 따르면 “가격이 아주 낮은 면의 품질은 비싼 편에 속하는 브랜드들 상당수가 요구하는 퀄리티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5천원짜리 흰 티와 30만원짜리 흰 티의 차이는 무엇일까
ⓒpeshkov via Getty Images

 

생산을 보자.

티셔츠 생산에 들어가는 노동력과 생산되는 국가 역시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노동력보다는 국가가 훨씬 더 큰 요인이다.

비숍은 “인건비가 티셔츠의 가격에 큰 차이를  준다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인건비는 의류의 전체 비용에서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라고 한다.

고피나스는 생산 국가에 따라 인건비는 티셔츠의 최종가격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무시해도 될 정도다. 방글라데시에서 대량생산된 티셔츠라면 한 장당 몇 센트 정도 추가되는 게 전부다.”

“미국의 경우 가장 낮은 최저임금도 1시간에 8달러 정도다. 인도나 방글라데시에서는 엄청난 금액이고, 그정도의 돈을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1달러나 50센트 정도를 받는다. 그것도 티셔츠 한 장이 아니라 1시간, 혹은 몇 시간에 그정도이다.”

저렴한 티셔츠가 전부 인도나 방글라데시 제품은 아니지만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경우다. H&M이나 포에버21의 티셔츠를 아무거나 집어들고 보면 ‘메이드 인 방글라데시’ 제품이 정말 많을 것이다.

전체 비용에는 규모의 경제도 영향을 준다. 티셔츠 10장을 만드는 기업보다 1만장을 만드는 기업의 단가가 더 낮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방글라데시에서 대량생산된 티셔츠가 장당 5달러라면, 똑같은 티셔츠를 미국에서 소량(예를 들어 20장) 제작한다면 인건비와 소매가는 훨씨 더 높을 것이라고 고피나스는 설명한다.

윤리적 요소도 관련되어 있다. 특히 방글라데시 같은 곳에서 의류 산업은 안전한 작업환경이나 공정한 임금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음을 우리는 여러 해에 걸쳐 알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도 5달러짜리 셔츠를 고르며 스스로의 알뜰함에 기뻐한다.

미국인들은 ‘메이드 인 아메리카’는 비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비숍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연구 중에 미국에서 저렴한 티셔츠를 생산하면서도 이윤을 남기는 사람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해외 생산 경우 총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로 관세와 운송료라고 비숍은 말한다.

“의류 수입 관세는 의류 스타일, 섬유 성분, 생산국에 따라 정해진다.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생산된 티셔츠라면 수입 관세는 0이다. 같은 티셔츠가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었다면 섬유 성분과 국가에 따라 20% 또는 그 이상의 관세가 붙는다.”

해외에서 미국까지 티셔츠를 보내는데는 우송료가 든다. 비숍은 중국, 베트남, 태국, 방글라데시에서 미국으로 옷을 보내는 것은 아이티, 멕시코, 중미에서 보내는 것에 비해 시간과 돈이 더 많이 든다고 한다.

 

그리고 물론 마케팅이 있다.

패션과 뷰티 업계의 많은 제품들이 그렇듯, 소비자들은 이름에 돈을 낸다. 패스트 패션을 찾아 H&M에 간다면 흰 티셔츠를 10달러 혹은 그 이하로 살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 하지만 더 로우(티셔츠 한 장에 320달러)나 메종 마르지엘라(티셔츠 3장에 340달러) 같은 브랜드 제품을 살 때는 제품값에다 프레스티지 비용을 더한 값을 치른다.

“브랜드나 소매상마다 각자 자기만의 간접비용, 이익률 요구치, 브랜드 밸류를 가지고 있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브랜드 버즈와 지위를 만드는데 주력하는 브랜드도 있다. 때로는 높은 가격을 그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5천원짜리 흰 티와 30만원짜리 흰 티의 차이는 무엇일까
ⓒYoshiyoshi Hirokawa via Getty Images

 

비싼 물건은 늘 그 값어치를 하는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물론 제값을 하는 100달러, 200달러짜리 티셔츠도 있다. 고피나스는 환경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한 공정을 거쳐 생태발자국을 조금만 남기며 미국에서 소량 생산하는 기업이 있다면 그 제품들은 분명 더 비쌀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방글라데시나 인도에서 만든 똑같이 생긴 제품을 5달러에 살 수 있을 것”이다.

비숍은 “품질이 낮은 제품을 만들어 파는 아주 비싼 브랜드도 있고, 아주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파는 브랜드도 있다”고 지적한다.

에버레인이나 코튼(Kotn)처럼 생산 공정에서 불공정하고 비윤리적인 처우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품질과 저렴함 사이의 간극을 메꾸려 하는 브랜드들도 있다.

캐나다에서 디자인한 베이직한 면 의류를 이집트에서 생산하는 기업인 코튼의 공동 창업자 벤자민 셀은 소비자가 의류를 오랫동안 아끼며 입고 싶다면 “오래 갈 수 있고 세탁해도 망가지지 않는 품질 좋은 옷을 사두어야 할 것”이라고 우리에게 말했다.

“품질 좋은 옷, 특히 윤리적으로 만든 옷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소비자들이 쓰는 돈의 영향력이 커진다고 셀은 말한다. 그러면 브랜드들에게도 품질 좋은 제품과 윤리적 공정을 추구할 동기가 생긴다.

비싼 티셔츠가 싼 티셔츠보다 나은지 판단하기가 소비자들에겐 어려운 일이라는데 셀도 동의하지만, 그는 다들 평소 즐겨 찾는 브랜드에 대해 좀더 알아볼 것을 권한다.

비숍은 품질 좋은 티셔츠를 구매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을 알아보라고 한다.

재질을 불빛 앞에 들어보았을 때 품질이 좋은 재질의 경우 실들의 크기가 더 균일하고 부드럽다. 손끝으로 재질을 만져보았을 때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 것이 품질이 좋은 제품이다.

흰 티셔츠를 고를 때 품질을 알아보는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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