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이 한국 메디컬 디바이스 제조기업 '스카이랩스'를 우주 사업의 잠재고객으로 영입했다. 10월 양해각서(MOU)를 맺은 '독일우주청'에 이어 두 번째다.
보령과 스카이랩스는 보령이 구축하고 있는 우주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우주인 생체신호 모니터링 솔루션 개발과 우주의학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협력하게 된다.
10월20일 서울 종로구 보령 본사에서 열린 MOU 체결식에서 임동주 보령 전략사업본부장(왼쪽)과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가 서명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 보령
보령은 스카이랩스와 이 같은 내용의 우주인 생체신호 모니터링 솔루션 개발 및 우주의학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로써 보령은 보령의 우주 환경 실험 인프라에 대한 수요를 해외에 이어 국내에서도 선제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스카이랩스는 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에 쓰이는 메디컬 디바이스를 만드는 기업이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보령이 준비하는 우주 환경 실험실 등 우주 인프라에 스카이랩스의 반지형 혈압계 등 웨어러블 생체신호 모니터링 제품을 적용해 기술 실효성을 검증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보령은 연구과제별로 필요한 실증 환경을 제공하고 후속 공동연구도 이어간다.
양사는 보령이 추진하는 '휴먼스 인 스페이스(HIS, Humans In Space)'를 통해 쌓이는 우주의학 연구 데이터를 스카이랩스의 AI 의료 데이터 생산 플랫폼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HIS는 보령이 글로벌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목적으로 2023년 출범한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자 우주의학 생태계 구축 프로젝트다.
보령에 따르면, 스카이랩스는 우주 환경에서 쓰일 생체신호 모니터링 시스템에 관심을 두고 있다. 2025년 10월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 국제우주과학연구소(IIAS)와 함께 포물선 비행으로 만든 무중력에 가까운 환경(0~0.1g)에서 커프리스 반지형 혈압계의 혈압 측정 실험을 마치기도 했다. 이번 보령과의 협약으로 실제 우주 환경에서 이 기술의 검증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보령은 2022년 이후 미국 우주 기업 액시엄스페이스(Axiom Space)와 인튜이티브머신스(Intuitive Machines)에 투자하고, 액시엄스페이스와 함께 합작법인 브랙스스페이스(BRAX Space)를 세우는 등 우주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액시엄스페이스가 구축 중인 상업용 우주정거장 등 우주 인프라를 활용하는 국내 민간·공공 우주 사업의 독점 권리를 2023년 확보하기도 했다.
보령은 이 인프라와 권리을 기반으로 국내외 파트너들을 우주 생명과학 연구의 잠재고객으로 유치하고자 힘쓰고 있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협약에 대해 "이번 MOU는 스카이랩스의 AI 의료 데이터 플랫폼이 지상 의료를 넘어 우주의학이라는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하는 출발점이다"라며 "기존 선행 연구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제 우주 환경에서의 실증을 추진하고, 우주에서 확보한 생체 데이터가 다시 지상의 심혈관 질환 연구와 건강 관리에 활용될 수 있도록 의료 데이터 생산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동주 보령 전략사업본부장은 "지금까지가 우주 생명과학 인프라 구축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투자 단계였다면, 이제는 글로벌 우주 생명과학 인프라 기업으로 나아가는 단계다"라며 "국내 헬스케어 기업 가운데서도 우주를 바라보는 곳이 나타났고,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보령이 확보한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데 발판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