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한 유골을 산이나 바다에 뿌리는 산분장이 제도화 1년 만에 이용자 1만 명을 넘어섰다.
납골당과 묘지의 공간 부족에 비용 부담까지 커지면서 자연으로 돌아가거나 유골을 작은 결정체로 보관하는 등 고인을 기리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인 2025년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을 통해 산분장을 신청한 사례는 총 1만775건으로 집계됐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을 통해 산분장을 신청한 사례는 총 1만775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기존 장사시설에 마련된 산분장을 이용한 경우가 1만604건이었으며, 바다에 유골을 뿌리는 해양 산분은 171건이었다.
새로운 장례 문화로 자리잡은 산분장은 지난해 1월24일 제도화됐다. 산분장은 현행 장사법상 유골을 뿌릴 수 있는 시설을 갖춘 묘지·화장시설·봉안시설·자연장지와 해안선에서 5㎞ 이상 떨어진 바다에서 가능하다.
산분장을 선택할 수 있는 장소는 아직 제한적인데, 이달 기준 이용료가 무료인 전국 공설 산분장지는 파주와 충북 청주, 강원 홍천 등을 포함해 5곳이다. 해양 산분은 별도의 산분장을 이용하는 방식과 달리 선박 운항이 필요해 접근성과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따르는 만큼, 고인의 유언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 봉안시설 포화에 치솟는 장례 비용
부산 영락공원 납골당. ⓒ연합뉴스
산분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배경에는 봉안시설과 묘지의 공간 부족,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시립 봉안시설의 안치율은 2025년 1월 기준 94.8%에 달했다. 2026년 1월에도 92.4%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시설공단은 시립 봉안시설이 만장 상태여서 신규 안치는 불가능하며, 기존 안치자와의 합골만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전국 공설 봉안시설 역시 여유가 넉넉하지 않다. 2023년 말 기준 잔여 안치 공간은 약 69만5천구로 집계됐다. 연간 사망자가 약 36만 명에 이르는 상황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공간 부족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설시설은 통상 해당 지역 주민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거주 지역에 이용 가능한 공설시설이 없거나 이미 포화 상태라면 사설시설을 찾아야 하지만, 비용 차이가 상당하다. 공설 봉안당 이용료가 대체로 30만~150만 원 수준인 데 비해 사설 봉안당은 300만~1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묘지 역시 비용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매장은 화장과 달리 토지를 장기간 점유하기 때문에 새로운 묘지를 조성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다. 묘지 조성비와 관리비까지 더해지면서 장례 비용도 커진다. 사설 공원묘원의 평장묘는 통상 300만~700만 원대에 형성돼 있으며, 수도권의 고급 구역은 2천만 원을 웃도는 경우도 있다. 매장 이후에도 벌초와 잔디·흙 관리, 석물 보수 등에 지속적으로 비용이 들어간다.
◇ 비용 부담에 주목받는 이색 장례 방식
장사시설 부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자 추모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사진은 유골을 사리 형태로 만들어 보관하는 봉안옥. ⓒ유골성형 전문기업 '메모리얼' 홈페이지 캡쳐
이처럼 기존 장사시설의 공간이 부족해지고 비용 부담까지 커지면서 유골을 보관하거나 고인을 추모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자연에 유골을 뿌리는 산분장뿐 아니라 유골을 작은 구슬 형태로 가공해 보관하는 봉안옥도 대안으로 주목받는 장례 방식 가운데 하나다.
봉안옥은 유골에 다른 물질을 첨가하지 않고 섭씨 2천 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공해 만든 결정체다. 유골의 성분에 따라 색과 양이 달라지며, 사리처럼 작은 구슬 형태로 제작된다.
유골을 구슬 형태로 보관하는 만큼 별도의 봉안시설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사하거나 해외로 이주할 때도 비교적 쉽게 옮길 수 있어 보관 장소의 제약이 적다.
가격은 약 198만 원 수준이다. 전용 봉안함은 20만~70만 원 정도에 별도로 마련할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하면 집에서도 고인의 유골을 보관할 수 있다.
유골성형 전문기업 '메모리안'의 배소정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정봉안 비율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자사를 찾는 유족의 80%가 봉안옥을 가정에 모실 목적으로 방문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