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결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벌이거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이란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세계 각국을 상대로 한 '관세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에 제동이 걸리지만, 민주당이 세 전쟁에 대해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변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 정치는 대통령이 외교·군사 분야에서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으며 거부권도 행사할 수 있어 의회의 견제에는 한계가 있다.
참고로 민주당은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것으로 보이지만, 7개 주 상원의원 선거가 초박빙을 이루고 있어 최종 성적은 개표 이후 확인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간선거 사전투표장 전경. ⓒ EPA=연합뉴스
2일(현지시각) 로이터와 가디언 등 외신 분석을 종합하면 11월3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국내 정치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무리한 단속 등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지만, 국제 사회는 이번 중간 선거를 맞아 이란 전쟁 등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 이란 전쟁, 민주당 휴전 압박에도 대통령 권한이 변수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란 전쟁 수행 방식과 의회 승인 없는 군사작전에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면 추가 군사비 심사와 전쟁 관련 청문회를 통해 종전과 외교적 해결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로 칸나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은 1일 폭스뉴스 선데이와 나눈 인터뷰에서 “베트남 전쟁 당시처럼 미국-이란 전쟁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가 새로운 예산을 승인하지 않는 것에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질적 견제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다만 이미 확보된 예산의 집행을 막으려면 별도 입법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스콧 앤더슨 선임연구원은 10월22일 보고서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대통령의 전쟁 수행을 제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민주당도 전통적으로 친이스라엘 정책을 고수해 왔기에, 이번 전쟁에서 이란에게 큰 이익이 되는 종전 협상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를 게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키이우 공격으로 발생한 미사일 및 드론 공습 현장. ⓒ 로이터=연합뉴스
◆ 우크라이나 전쟁, 민주당 지원 확대 추진 가능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오히려 민주당이 러시아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군사·재정 지원 확대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유럽의 안보와 국제질서 유지에 꼭 필요한 정책으로 인식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 무게를 두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로이터는 10월25일 보도에서 전문가들 말을 종합해 "민주당이 미국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군사지원 예산을 추진하고 공화당 일부 의원들과 초당적 협력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예산 확보가 곧바로 군사지원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무기 이전과 종전 협상은 행정부의 결정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이 상원까지 탈환하면 장관과 대사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직 인준을 무기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통신=연합뉴스
◆ 관세 전쟁, 트럼프 독주에 제동 걸리나
관세정책에서는 민주당의 견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가 미국 기업과 소비자의 부담을 키웠다고 비판해 왔다.
일단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관세철회 법안과 무역정책 청문회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하원 다수당은 상임위원장을 맡아 행정부에 대한 자료 제출과 증인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행정부에 강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로이터는 11월1일 보도에서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대통령의 거부권과 행정부의 무역권한 때문에 기존 관세가 즉시 철폐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거부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 따라서 정책 변화보다는 입법과 행정권한을 둘러싼 충돌이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요컨대 민주당이 중간승리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세 전쟁의 방향이 단기간에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의회의 예산권과 조사권을 통한 견제가 강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에는 제약을 따르겠지만 획기적 정책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다.
이란 전쟁은 미국의 패배를 인정해야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는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관세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행사할 거부권의 벽을 넘기 힘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