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으로 국내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소매판매가 두 분기 연속 감소하고 전통시장 상인들의 체감경기도 악화한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상권에 새로운 수요를 보태고 있다.
외국인 관광 수요가 주요 관광지를 넘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확산하면서 내수 부진을 보완하는 소비 기반으로 주목받는다.
광장시장 전경.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며 올해 1~9월 외국인 카드 소비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4%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연합뉴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서울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올해 1~9월 서울 전통시장의 외국인 카드 소비액은 228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8% 증가했다. 특히 광장시장은 외국인 카드 소비액이 113.4% 늘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남대문시장과 금천교시장도 각각 65.6%, 60.8% 증가했다. 골목상권의 외국인 카드 소비액도 3082억 원으로 80.5% 늘어 발달상권 증가율인 55.1%를 웃돌았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상권에 새로운 수요를 보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내 소매판매가 두 분기 연속 감소하고 전통시장 상인들의 체감경기도 악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전 분기보다 1.0% 감소했다. 2분기(-1.8%)에 이어 두 분기 연속 하락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10월 경기동향조사에서도 전통시장 체감경기(BSI)는 65.5로 전월보다 26.6포인트 떨어졌다. 경기 악화와 매출 감소, 판매 부진 등이 체감경기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외국인 관광 소비가 기존 핵심 상권을 넘어 지역 상권으로 확산하는 점도 눈에 띈다. 서울 주요 관광지 10곳의 외국인 카드 소비액은 5조315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성수 일대는 2638억 원으로 100.6%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주요 쇼핑 상권뿐 아니라 지역 특색이 담긴 먹거리와 상품, 골목상권으로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서울 전체로도 외국인 관광 소비는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1~9월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314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카드 소비액은 8조8435억 원으로 57.7% 늘었다. 관광객 증가율보다 소비액 증가율이 약 2.7배 높아 관광객 유입뿐 아니라 소비 확대도 함께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쇼핑업이 전체 외국인 카드 소비액의 46.0%를 차지했고 의료·웰니스업이 23.8%로 뒤를 이었다. 식음료업과 숙박업 비중은 각각 13.3%, 10.4%였다. 소비 증가율은 대형쇼핑몰이 74.2%를 기록했으며 의료관광과 일반외식업도 각각 60.0%, 58.7% 늘었다. 외국인 소비가 쇼핑과 의료관광에 집중되는 한편 음식점과 전통시장, 골목상권으로도 접점을 넓히면서 관광 수요가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