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석 대우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이 정식 취임 한 달 만에 체코 두코바니 원전과 가덕도신공항에서 엇갈린 결과를 받아들었다. 두 사업은 대우건설이 연간 수주 목표를 달성할 근거로 꼽아 온 대형 사업이다.
두 사업 모두 공사비가 쟁점이 됐다. 체코 원전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시공계약 협상을 끝내기로 하면서 대우건설의 사업 참여가 불투명해졌다. 반면 가덕도신공항은 정부와 여당이 법을 고쳐 공사비 산정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
이강석 대우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이 정식 취임 한 달 만에 체코 두코바니 원전과 가덕도신공항에서 엇갈린 결과를 받아들었다. 사진은 이 대표가 10월2일 서울 중구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는 모습. ⓒ대우건설
11월2일 건설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가 정부 주도의 대형 사업에서 공통적으로 공사비 갈등에 부딪힌 가운데 서로 다른 결과를 받아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체코 원전은 10월29일 한수원이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의 시공계약 협상 종료를 발표하면서 재입찰 국면으로 넘어갔다. 한수원은 양측의 이견 금액이 1조 원을 넘는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결렬 소식이 나온 뒤 두 차례 입장문을 내고 잇따라 유감을 표했다. 2일 입장문에서는 "일방적 협상 종료 절차 진행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산업통상부에 "시공 컨소시엄의 최종 제시안에 대해 검토하여 재협상 중재에 나서 주실 것"을 요청했다.
대우건설은 10월29일 오전 수천억 원의 손실을 감수하는 수정안을 냈지만 제출 30여 분 만에 결렬 선언을 언론 보도로 접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수원 발표 당일 컨소시엄 명의로 배포한 첫 입장문에서는 한수원 제시안에 "민간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리스크"가 담겼다고 했다.
산업통상부는 2일 박동일 차관 주재로 체코 원전 후속대책 점검회의를 열었다. 예고된 안건에 따르면 '신규 시공사 선정 절차 및 소요일정'이 포함됐다.
한수원은 새 시공사를 경쟁입찰로 뽑아 2027년 7월 시공계약을 맺는다는 목표를 내놨다.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도 원칙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대우건설의 누적 신규수주는 12조4782억 원으로 연간 목표의 46.2% 수준이다.
대우건설은 8월 연간 신규수주 목표를 18조 원에서 27조 원으로 높인 바 있다. 한수원 발표 전인 10월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도 주요 수주 파이프라인에 변화가 없다며 목표를 유지했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10월30일 보고서에서 파푸아뉴기니·모잠비크 액화천연가스(LNG) 두 건을 합쳐 7~8조 원 규모로 추산했다. 김 연구원은 "만약 굵직한 LNG 두 건과 가덕도신공항의 연내 계약 체결시 수주 가이던스 달성 가능하겠으나, 멀티플 프리미엄의 동력인 체코 원전이 결렬되며 주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가덕도신공항은 9월 기본설계 적격 판정을 받은 뒤 우선시공분 계약을 앞두고 공사비 보전 방식이 쟁점으로 남아 있다. 두 차례 입찰이 모두 대우건설 컨소시엄 단독 응찰로 유찰돼 수의계약으로 전환된 사업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10월28일 당정협의에서 계약금액 조정 기준일을 '계약 체결일'에서 전쟁 등 '불가항력적 사유가 발생한 날'로 바꾸는 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사비를 약 8500억 원 늘리는 방안도 논의됐다. 다만 특별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 발의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