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도 먹고 싶고, 밀면도 놓치기 싫은 면요리 애호가라면 경주 여행이 한층 즐거워진다. 경주 면요리 전문점 5곳 가운데 두 곳의 대표 메뉴를 선택하고 야경 명소 동궁과 월지까지 둘러볼 수 있는 '경주 누들패스'가 출시되면서다.
지역 음식점을 하나의 주제로 묶어 여행상품으로 선보이는 '미식패스'가 지역 관광의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 곳곳에 흩어진 맛집을 개별적으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면요리나 김치처럼 공통된 음식 테마를 중심으로 연결해 여행객이 지역의 식문화를 경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경주 누들패스 참여 업소인 쿠우동 직원들이 매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2일 경주 누들패스를 출시했다. 궁림바지락칼국수, 교촌삼백년집, 보문밀면, 첨미, 쿠우동 등 경주 면요리 전문점 5곳이 참여한다. 소비자는 5곳 가운데 두 곳의 대표 메뉴를 조합한 10개 패키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패키지에는 동궁과 월지 입장권도 포함된다. 정상가보다 최대 37%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온라인 판매는 이달 30일까지다.
경주 누들패스는 식사와 관광을 결합해 여행객의 방문 동기를 만들고 지역 음식점으로 발길을 이끌도록 설계됐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앞서 문화·예술시설 4곳을 연결한 경주 아트패스를 선보였다. 여기에 철도와 카페를 연계한 레일카페패스, 해산물을 주제로 한 씨푸드패스, 전통시장 노포 맛집 패스, 안동생갈비 패스 등으로 테마를 넓히고 있다.
지역 음식을 관광 콘텐츠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경주에 앞서 다른 지역에서도 이어졌다. 인천의 '누들패스'는 지역 면요리 전문점을 하나의 테마로 연결해 여행객이 인천의 다양한 면요리를 경험하도록 한 사례다. 경주 누들패스가 두 식당의 대표 메뉴와 관광지 입장권을 결합한 패키지형 상품이라면, 인천 누들패스는 여러 면요리 전문점을 연결해 지역의 음식점을 탐방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광주에서는 김치를 주제로 한 '김치패스' 사업화가 추진됐다. 김치찌개와 묵은지찜, 김치전 등 김치를 주요 식재료로 활용하는 음식점을 연결해 여행객이 업소를 찾아다니며 지역의 김치 문화를 경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김치 만들기와 시식, 요리 체험 등을 연계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이러한 시도는 지역의 일상과 고유문화를 여행 콘텐츠로 재해석하는 관광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2026년 관광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로컬의 재창조'를 제시했다.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음식과 노포, 생활문화 등 일상적인 요소를 통해 그 지역만의 매력을 발견하는 여행문화가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역 음식을 관광상품으로 연결해 체류시간과 소비를 늘린 사례도 있다. 김포시는 쌀·막걸리·한지·채소·지역 맛집을 묶은 '김포 5味로드'를 개발해 2024년 하반기부터 시범 운영했다. 약 4500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참여자 만족도는 85.2%, 재방문 의향은 78.6%로 집계됐다.
김포시 관광진흥과의 참여자 분석에 따르면 주요 관광지 평균 체류시간은 기존 2.1시간에서 3.5시간으로 66.7% 늘었다. 전통시장과 로컬 상권의 관광객 직접 소비도 1년 전보다 약 10% 증가했다. 지역 음식과 체험을 관광 코스로 연결해 관광객의 체류를 늘리고 주변 상권 소비까지 유도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