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하고 인플레이션 관련 추가 데이터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추가 인상을 보류한 것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이번 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미국 경제가 과열되지 않았다는 점과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이 이미 금융 여건을 다소 긴축시키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다만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2명 가운데 2명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26년 10월28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준비은행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틀간의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연준은 2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에는 찬성 10표, 반대 2표가 나왔다. 반대한 위원은 리사 쿡 연준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로, 두 사람 모두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주장했다.
연준은 이번 정책 성명에서 미국 경제가 '강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성명에서 사용했던 '견조한 속도'보다 성장세에 대한 평가를 높인 것이다. 소비지출과 기업투자가 견조하고 고용도 안정적이라고 봤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판단을 유지했다.
워시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9일 발표될 3분기 국내총생산(GDP) 보고서에 강력한 투자와 견조한 소비지출, 상반기보다 빨라진 경제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워시 의장은 "동료 위원들 대부분은 경제가 과열됐거나 너무 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일부 기업과 가계의 신용 여건이 다소 긴축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기업 투자를 둔화시키고 최근 주식시장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FOMC는 28일 발표한 정책 성명에서 "더 많은 정보가 축적되면 위원회가 물가상승률을 2% 목표치로 적시에 되돌리는 데 적합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고 경제 전반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에도 이번 연준 회의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에너지 비용, 특히 해운·농업 등 여러 산업의 핵심 원자재인 디젤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연준의 목표치보다 약 1%포인트 높은 인플레이션은 최근 몇 달 동안 좀처럼 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경제 컨설팅 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연준의 매파적 기조를 강화할 수 있는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디젤과 휘발유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AI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도 완화되지 않고 있으며, 노동시장도 여전히 견조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29일 3분기 GDP 성장률과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된다. 특히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살피는 PCE 물가지수는 향후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금융시장은 12월 8~9일 열리는 연준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약 80%로 보고 있다"며 "내년 3월까지 추가 금리 인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