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 전산망이 외부 공격에 뚫려 고객 개인(신용)정보가 빠져나갔다. 보험사 자체 전산망 침해로 고객정보 유출이 공식 확인돼 신고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9월 말부터 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털, 가상자산 업계를 잇달아 흔든 해킹 사고가 보험업권까지 번진 셈이다. 유출 규모와 항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보험사는 계약 과정에서 병력 등 민감정보까지 다루는 업권인 만큼 유출 범위가 드러나기 전까지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생명이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고 알렸다.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은 26일 홈페이지에 '침해사고에 따른 개인(신용)정보 유출 안내 및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게시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25일 고객 청약시스템과 홈페이지 일부에서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사이버 침해사고를 인지했다. 이후 외부 전문기관과 사고를 분석하던 중 26일 새벽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확인했다.
정확한 유출 대상 고객 수와 정보 항목은 파악 중이다. 침해 경로 역시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유출을 인지한 직후 전사적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공격에 쓰인 인터넷주소(IP)를 막고 해외 IP 접속도 제한했다. 금융보안원에도 사고를 신고했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홈페이지 접속도 끊었다. 비대면 서비스는 사실상 멈췄다. 26일 오전 홈페이지에는 M-LIFE(PC·모바일)와 온라인보험, 디지털 ARS를 이용할 수 없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복구 시점은 '조치 시까지'로만 적혔다.
미래에셋생명은 안내문에서 "이번 사고로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객정보 보호와 피해 최소화, 고객 안전과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은 고객들에게 2차 피해 가능성이 있다며 피싱 사기 등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유출 정보가 웹사이트 명의도용이나 스미싱, 피싱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은 고객들에게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전화·이메일의 링크를 누르지 말라고 당부했으며 미래에셋생명을 사칭한 스미싱·보이스피싱도 주의 대상으로 꼽았다. 특히 개인정보나 금융정보 입력을 요구하는 연락에는 응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피해 신고와 구제 문의는 미래에셋생명 고객센터에서 받는다. 손해를 입은 고객은 손해배상·법정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낼 수 있다.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
금융권 해킹 사고는 꼬리를 물고 있다. 9월 말 이후 해킹·정보유출 사고가 난 금융사는 미래에셋생명을 포함해 17곳으로 파악됐다. 신한·KB국민·하나·BNK부산은행이 명단에 올랐다. 예가람·웰컴·OK·DB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도 포함됐다. 핀테크·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PFCT)와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 등이 피해를 입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보안 체계 점검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통해 정보보호 수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