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들이 아직 대규모 탠덤 양산을 본격화하지 못한 현 시점은 회사가 기술 격차를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
한화솔루션이 최근 공시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잇따라 태양광 규제를 내놓으며 미국 현지 생산기지와 자체 기술을 갖춘 한화솔루션이 차세대 탠덤 셀 양산 경쟁력을 키울 시간을 벌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사진)가 미국과 중국의 태양광 규제로 탠덤 셀 양산까지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19일 태양광 및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그 가운데서도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탠덤 셀(탠덤 셀)에 힘을 싣고 있다.
탠덤 셀은 실리콘 기반 하부 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상부 셀을 적층한 다중 접합 구조의 태양전지다. 두 셀이 태양광 스펙트럼의 서로 다른 파장을 흡수해 기존 실리콘 단일 접합 셀보다 에너지 활용도가 높다.
한화솔루션은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 시험 라인을 충북 진천 공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2028년 말까지 탠덤 셀과 모듈을 양산한다는 목표로 정했다.
한화솔루션은 7월30일 9077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탠덤 셀 기가와트(GW)급 대규모 양산 설비 구축 등에 투자하겠다고 공시했다.
한화솔루션은 이 공시에서 "투자를 통해 격화되는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자 한다"며 "중국 업체들이 아직 대규모 탠덤 양산을 본격화하지 못한 현 시점은 회사가 기술 격차를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 부문 대표이사의 기조와 맞닿아 있다. 2020년 3월 취임한 김 대표는 2022년 한화솔루션의 사업 구조를 에너지 중심으로 재편하며 태양광을 핵심 축으로 삼았다.
이후 한화첨단소재 지분 매각 등으로 자금을 마련해 미국 태양광 제조 시설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통합 태양광 생산기지인 '솔라허브'를 건설했다. 솔라허브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잉곳부터 웨이퍼, 셀, 모듈로 이어지는 태양전지 주요 밸류체인을 수직계열화한 생산 거점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최근 앞다퉈 태양광 관련 정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12월4일부터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폴리실리콘과 파생 제품(잉곳·웨이퍼·셀·모듈) 등에 관한 최저 수입 가격(MIP) 제도를 시행한다. 파생 제품에는 15%의 관세도 부과한다.
MIP는 사실상 가격 하한제다. 미국 내 판매가격에 품목별 최저가격을 설정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그 미달분에 해당하는 관세를 수입자에게 부과한다. MIP와 관세는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 폴리실리콘·태양광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등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 역시 16일 국가안보 등의 이유로 '중국 수출금지·수출제한 기술 목록' 개정안을 발표했다. 목록은 11월15일까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목록에는 태양광·인공지능(AI)·바이오의약품 분야의 40개 기술이 새로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12개 기술이 관리 대상에 오르며 이 가운데 페로브스카이트·탠덤 태양전지 기술이 수출금지 대상으로 분류됐다. 상무부는 발표에서 태양광 기술이 항공우주 및 국방 등의 민감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엄격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이런 태양광 규제가 한화솔루션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화학 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앞으로는 미국 공장 보유 여부와 함께 중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생산성과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각될 것"이라며 "이런 변화는 미국 생산 기반과 자체 기술을 축적한 한화솔루션에 긍정적 여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화솔루션으로서는 미국 설비의 투자비 회수 여건을 개선하면서 차세대 탠덤 기술의 양산 경쟁력을 확보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의미"라며 "미국의 MIP는 현지 생산 제품의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중국의 기술 통제는 해당 기술에 의존하는 후발 업체의 진입과 추격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회사는 중국산을 전부 배제한 생산 밸류체인을 구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