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검정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기상관측장비 177대를 재검정 없이 운영하도록 방치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여기에 수도권기상청은 청사 신축공사 과정에서 하도급 대금을 잘못 지급해 국가에 8370만 원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기상청 전경. ⓒ기상청
19일 감사원의 기상청 정기감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232개 관측기관이 운영하는 기상관측장비 2만1533대 가운데 7402대(34.4%)의 주요 정보가 관측메타데이터시스템(OMDS)에 등록되지 않았다. 특히 검정에서 불합격한 장비 177대가 재검정 없이 계속 사용됐지만, 기상청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정유효기간이 지난 장비에 대한 관리도 부실했다. 유관기관이 보유한 관측장비 8936대 중 343대가 검정유효기간을 넘겼으며, 이 가운데 325대(94.8%)는 재검정 없이 기상관측에 활용됐다. 현장점검에서는 일부 장비가 검정유효기간을 최대 1599일이나 초과한 채 운영된 사실도 확인됐다.
수도권기상청의 부실한 공사대금 관리 실태도 감사에서 드러났다. 수도권기상청은 청사 신축공사 당시 하도급업체에 직접 지급해야 할 공사대금 8370만 원을 원도급업체에 잘못 지급했다. 당시 담당자는 원도급업체의 계좌가 압류된 사실을 알고도 대금을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하도급업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한 수도권기상청은 해당 업체에 공사대금을 다시 지급했다. 그러나 원도급업체의 재정 악화로 앞서 잘못 지급한 금액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국가에 8370만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감사원은 공사대금 지급 담당자와 과장에게 각각 5859만 원과 2511만 원의 변상 책임이 있다고 판정했다.
기상관측장비의 장애도 장기간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4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기상청 보유 관측장비별 장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오류 건수는 2014년 130건에서 2023년 541건으로 약 4배 늘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누적 고장 건수는 3129건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