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찬대 인천시장이 국가직 소방공무원의 인건비 대부분을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현행 재정 구조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박찬대 시장은 추미애 지사의 발언이 소방관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지방정부에 집중된 재정 부담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후 소방차와 구조 장비 교체 예산까지 줄어드는 현실에서, 정치권이 발언의 적절성을 둘러싼 공방을 넘어 소방 재정의 구조적 문제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찬대 인천시장이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시장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에도 재정 책임은 그대로 지방에 남아있다"며 "인건비 증가로 노후 소방차와 구조 장비 교체 등 필수 사업비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부족한 소방 인력 약 2만 명이 충원됐지만, 국가 지원은 연간 5천여억 원 수준에 그쳐 지방정부가 해마다 약 7600억 원을 추가 부담하고 있다. 박 시장은 오는 11월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소방재정 확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SBS '주영진 뉴스브리핑'에 출연해서도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추 지사의 발언이 소방관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데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하면서 "국민의 생명, 안전을 지키고 화마와 싸우고 있는 소방관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지방 소방 예산 8조6천억 원 가운데 국가 지원은 약 9천억 원으로 전체의 10%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소방 재정을 확보해서 이것이 인건비로만 사용되기보다는 화재 진압 장치라든가,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시설이라든가, 이런 것들로 더 확충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16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의 한 금속부품 도장 공장에서 화재 진압을 마친 소방대원이 검게 그을린 방화복을 입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추 지사는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의 국비 부담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발언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부천 공장 화재로 김진석 소방위가 순직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고, 추 지사는 고인의 빈소를 찾아 사과했다.
추 지사의 발언을 두고 소방공무원들의 헌신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와 별개로 국가와 지방정부의 소방재정 분담 구조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올해 정부 본예산 편성 기준 전국 시·도 소방공무원 인건비 6조5129억 원 가운데 국비 부담은 5496억 원으로 전체의 8.4%에 불과하다. 국가직으로 전환된 소방공무원의 인건비 90% 이상을 지방정부가 책임지는 셈이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올해 1월 보고서에서 소방공무원 인건비에 대한 국비 지원을 강화해 지방정부가 확보한 재정 여력을 노후 장비 교체 등에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소방안전교부세는 7605억 원으로 올해보다 27.6%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