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중대범죄수사청(서울중수청)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부당 집행 의혹과 관련한 고발 사건을 배당하면서 본격 수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서울중수청의 강제수사가 본격화한다면, 서울중앙지법이 대법원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 여부를 '결단'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025년 4월2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지방중수청은 이날 조 대법원장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 등이 직권남용 및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반부패수사국에 배당했다.
앞서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 16일 조 대법원장 등을 중수청에 고발했다.
이번 고발은 대법원의 업무추진비 집행 실태와 관련한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감사원은 지난 8월 정기감사 결과를 통해 대법원이 2022년부터 2024년 4월까지 대법관들에게 매달 평균 200만 원의 격려금을 현금으로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업무추진비로 약 1억 원 상당의 와인을 구매하면서 사용 목적을 불분명하게 기재한 사실도 지적했다. 조 대법원장은 업무추진비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참석 인원을 부풀려 고액의 식사비와 주류 비용을 지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관련 의혹은 지난 6일 열린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다. 당시 조 대법원장은 격려금 지급과 관련해 "지출관이 따로 있어서 그 사람이 지출하는 것이지 대법원장이 거기(격려금 지급)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후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장님 말씀은 잘 기억을 못 하신다는 말씀이고 최종적인 격려금 지급 결정은 대법원장이 하신다"며 "원래 격려금의 지급결정권자는 대법원장이다"라고 설명을 정정했다.
와인 구매와 관련해서도 집행 내역을 둘러싼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법원행정처가 업무추진비로 구매한 와인의 증빙서류에 집행 목적이 '대법원 행사 용품 구매'로만 기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사용 일시와 장소, 대상 등이 불분명해 실제 행사 개최 자료 등을 요구했지만, 법원행정처는 관련 자료를 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조 대법원장과 관련된 이번 사건은 감사원이 지적한 격려금 지급과 와인 구매 내역, 집행 증빙의 적정성 등이 직권남용과 업무상배임 등 형사 혐의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향후 수사에서는 중수청이 강제수사를 통해 대법원의 회계·결재 자료와 와인 수령·사용 내역을 확보하고 실무자 및 관계자를 조사하는 과정 중, 대법원장의 관여 여부와 책임 범위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