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가 상반기 역대급 실적에 이어 3분기에도 높은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는 증권가의 전망이 나왔다. K-뷰티, 특히 중소·인디 브랜드의 글로벌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수혜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본사의 별도기준 흑자에도 중국과 미국·캐나다 법인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미국 공장 가동률은 10%가 안 되고, 캐나다 법인은 자본잠식 상태다. 중국 사업은 적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 최현규 대표이사 사장은 해외법인의 신규 수주를 적극적으로 늘려 생산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고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현규 한국콜마 대표이사 사장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19일 증권가 취재를 종합하면, 증권사들은 3분기 한국콜마의 긍정적인 실적을 전망했다.
스킨케어 중심의 견고한 수주에 힘입어 고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바라봤다. 특히 올해는 스킨케어 제품의 수요가 강해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상쇄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SK증권과 현대차증권, 다올투자증권, LS증권의 최근 한국콜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들은 한국콜마가 3분기 매출액 8314~8447억 원, 영업이익 906~95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1.7~23.7%, 영업이익은 55.3~64.1% 각각 성장한 숫자다.
앞서 한국콜마는 2026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5893억 원, 영업이익 1892억 원, 순이익 1306억 원의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8%, 41.8%, 100.9% 성장한 수치였다.
국내 중소·인디 브랜드의 화장품 수출이 급증하고 핵심 제품인 선케어 제품의 수주가 집중되면서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또 부자재를 담당하는 패키징 자회사 연우가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연결 실적에 기여했다.
◆ 해외법인은 부진
다만 이 같은 연결 실적 성장세가 국내 본사 별도 실적의 상승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해외법인들의 수익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미국법인(HK Kolmar USA)의 경우 3분기 매출액은 증가하지만 적자는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캐나다법인(HK Kolmar Canada)은 매출 감소와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중국법인(Kolmar Cosmetics (Wuxi)) 역시 매출이 감소하고 상반기 영업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차증권이 내놓은 실적 예상치에 따르면, 미국법인은 3분기 매출액 183억 원, 영업손실 1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6% 늘지만 영업적자는 6분기 연속 이어진다.
캐나다법인은 전년 동기 대비 2% 줄어든 90억 원의 매출액과 영업적자 1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법인 역시 매출액 299억 원(-6%)과 영업손실 21억 원으로 추산됐다.
미국법인의 경우 2025년 펜실베이니아주에 제2공장을 준공하면서 생산능력을 크게 키웠다. 하지만 초기 가동 비용 등 고정비 지출이 커진 반면 수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가동률이 낮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 미국법인의 가동률은 2025년 상반기 58.4%에서 올해 상반기 8.8%로 크게 줄었다. 생산가능수량이 3400만 개에서 1억4790만 개로 늘었지만 생산수량은 오히려 1986만2천 개에서 1296만 개로 줄어든 탓이다. 이에 매출액도 전년 상반기 400억 원에서 올 상반기 312억 원으로 22.1% 감소했다.
아울러 스킨케어·선케어 중심인 본사와 달리 매출의 80% 이상이 메이크업(색조) 제품에 편중돼 있어, K-뷰티 스킨케어 호황의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나다법인은 2022년부터 연간 적자가 지속되면서 자본잠식 상태다. 상반기 매출액 역시 1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했다. 생산가동률도 25.3%에서 20.0%로 줄었다.
중국법인은 현지 경기 둔화로 화장품 소비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실적에 기복이 심한 모습이다. 또 중국 로컬 ODM 제조사들의 기술력이 빠르게 상향 평준화되면서 저가 수주 경쟁이 심화돼 한국계 ODM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졌다.
상반기에는 호전세를 보였다. 가동률이 전년 동기 53.2%에서 57.4%로 올랐고 매출액도 14.9% 성장한 1052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 6.3% 줄면서 반기 영업이익도 약 3% 감소했다.
3분기에는 실적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는 베이징 공장 물량을 흡수하며 그나마 선방했으나, 3분기에는 중국 현지 소비 둔화와 주요 로컬 고객사들의 발주 감소 흐름이 겹치면서 다시 영업손익이 전분기 대비 적자전환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한국콜마는 기존 베이징법인(Kolmar Cosmetics (Beijing))의 생산을 2024년부터 우시로 이전하며 폐쇄 절차를 밟고 있다. 현지 소비 침체와 가동률 저하로 인한 만성 적자를 견디지 못한 탓이다. 2025년부터 베이징법인에서는 생산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 대신 세종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올해 첫 번째 '유턴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 내 생산은 우시 공장에 집중하고 국내 생산 역량을 더 키우는 방향이다.
앞으로 최현규 대표이사 사장은 해외법인별로 고객 수주를 늘리고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법인의 경우 고객 수주를 늘려 가동률을 높이는 게 급선무다. 특히 스킨케어·선케어 수주를 확대하면서 색조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데도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법인 역시 생산 가동률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콜마는 미국과 캐나다 법인 간 협업을 통해 영업과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법인은 미국·캐나다와 견줘 가동률은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고객 다변화를 통해 들쭉날쭉한 수익성을 안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꾸준한 주문을 확보할 수 있는 품목의 반복 수주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실적 변동성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 국내에선 생산 병목현상 발생
해외법인들과는 달리 국내 본사는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는 지경에 있다. 이에 따라 신규 캐파 확보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한국콜마의 증설 설비가 가동되기 전까지의 공백기 동안 기존 공장의 가동 효율을 극대화해, 밀려드는 주문을 얼마나 잘 소화해 내는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콜마는 세종공장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는 크게 봤을 때 △화장품 원료 보관 전문 시설 건립과 △기초화장품 및 선케어 생산시설 증설 등 양방향으로 이뤄진다.
우선 원료 공급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2027년 7월 가동을 목표로 화장품 원료 보관 전문 시설(원료동)을 건립 중이다.
아울러 올해 3월 세종시와 협약을 체결하고 세종시 전의산업단지 내 9851㎡(약 2979평) 부지에 대규모 기초화장품 및 선케어 공장 신설을 추진 중이다. 2027년 착공이 목표다.
회사에서는 국내 물량을 해외법인으로 돌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이는 전적으로 고객사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