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 원유 수급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 이후 아시아 국가들의 원유 수입처였던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한계치에 도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원유 수입을 다시 늘리고 있다. 한국 정유업계는 그러나 수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2014년 1월1일 미국 텍사스 그로브스에서 석유 생산 시설이 돌아가고 있다. ⓒ픽크릴
1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이란 전쟁 이후 중동산 원유에 의존하던 아시아 국가들은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신속하게 대응하며 원유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국제 원유 수급 상황이 아시아 국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9월29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중동산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음에도 아시아에서는 에너지 대란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이는 각국이 미국산·러시아산 원유 등으로 공급처를 빠르게 다변화했고, 중국이 원유 수입을 줄였기 때문이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7월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된 미국산 원유는 일일 230만 배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일일 150만 배럴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며, 특히 일본과 한국에서는 미국산 원유 의존도가 증가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미국산 원유 공급이 언제까지 안정적으로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 기업 케이플러의 쉬무유 수석 분석가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유 시설들은 이미 사실상 100%의 가동률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수급 균형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원유 수입량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세관 공식 자료에 따르면 8월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3793만 톤으로 7월 대비 6.2% 증가했다.
세계 에너지 경제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8일 "중국의 원유 수입량이 7·8월 연속 전월과 비교해 증가했다"며 "중국 정유업체들이 중동 이외 지역의 원유 공급을 늘리고 중국 정부의 수출 제한 완화에 힘입어 해외 원유 수입을 확대했기 때문이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 정유업계는 원유 수급에 자신을 보이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10월과 11월 원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며 "워낙 대비를 많이 해놨고 정부에서도 원유 수급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9월29일 제42회 국무회의에서 9~10월 원유 물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0% 확보했고, 11월에는 70%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수출입은행은 9월21일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통해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의 원유 구매 자금 대출 한도를 확대해서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HD현대오일뱅크의 구매 자금 대출 한도는 6천억 원, SK에너지는 3억7천만 달러(약 5천억 원)로 확대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원유 수급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고유가 관련해서도 원유 가격이 높아진 만큼 정유제품 가격도 많이 올라가 있어 정제 마진이 매우 크기 때문에 문제를 겪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