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인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이 28일 유시민 작가(사진)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친석계는 최근 유시민 작가의 이재명 대통령 검찰개혁 비판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유 작가의 공개 비판을 비난한 데 이어 한 시민단체는 유 작가를 수사당국에 고발했다. 이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이 연휴 기간에 엑스(X·옛 트위터)에 작성한 글에 대해서도 전통적 지지층으로부터 부정적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지층 화합과 지지율 회복에 나섰지만 열흘 만에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것처럼 보인다.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사세행)은 28일 서울경찰청에 유시민 작가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김한메 사세행 상임대표는 유 작가가 지난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을 두고 "수사와 기소(분리), 검찰 개혁이라는 말은 같이 썼으나 내용이 달랐던 것이다.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사세행은 그동안 진보진영의 입장을 대변하며 주로 보수 인사들에 대한 고소, 고발을 해왔는데 청와대가 유 작가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유 작가를 고발했다. 이에 청와대를 대신해 유 작가 고발에 나섰다는 관측도 정치권에서 나왔다.
이 때문에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윤석열 정부 시기에도 유 작가가 비평 때문에 고발당한 적이 없는데 이재명 정부가 과연 민주진보 정부가 맞느냐는 비판적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은 유 작가에 대한 고발에 그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연휴 기간 엑스에 올린 글과 공유한 계정을 놓고도 정치권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27일 일요일 엑스에 '참여와 작은 실천이 개혁세상을 만듭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참여와 실천이 필요하다며 댓글과 메시지, SNS 활동 등을 통한 시민들의 참여를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거짓과 폭언과 음해에는 당당하게, 품격 있는 합리적 비판으로 대응하자"며 "그들이 비록 저질스럽게 나오더라도 우리는 고고하게 갑시다"고 적었다. 하지만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곧바로 이 대통령이 말한 '그들'은 유 작가, 방송인 김어준씨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일요일 엑스(X·옛 트위터)에 공유한 계정 사용자가 과거에 올린 게시물. ⓒ엑스
이 대통령이 해당 글과 함께 공유한 엑스 계정의 과거 게시물에서 유 작가와 김씨를 비난하는 글이 적지 않았다는 점도 전통적 지지층들의 부정적 해석에 무게가 실리는 근거가 됐다.
이 대통령이 혐오와 갈등을 자제하자고 강조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통적 지지층을 비방하는 사람의 계정을 공유한 만큼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민티07'에서 유 작가를 조롱하는 단어인 '유사시민'을 직접 언급한 뒤 "상대가 한다고 꼭 우리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우리 스스로도 절제해야 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 차원에서 유 작가에 대한 법적 대응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는 유 작가를 향해 '입을 다물라'라는 경고성 메시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작가 발언에 대해 "있는 그대로 소상히 알려드리고 앞으로 검찰개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씀드리면 법정 공방까지 가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대변인의 발언을 두고 전통적 지지층에서는 "민주당이 유 작가가 잘못을 인정하면 법적 조치를 안 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이냐"라는 반응이 나온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을 해야 하는데 유시민 때문에 지금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이라며 "비평을 너무 세게 하지 마라"고 요구했다.
미디어토마토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36.5%로 2주 전 조사보다 1.7%포인트 하락하며 최저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 지지율이 1주 전보다 3.1%포인트 상승한 37.9%로 조사됐다.
다만 미디어토마토의 조사 기간은 지난 25~26일이었고, 리얼미터의 조사 기간은 22일과 23일이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도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조사를 실시한 기간이 유 작가 비판과 청와대의 반응이 나온 다음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 유 작가의 최근 행보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건전한 비평'이라고 평가한 응답이 58.0%로 '근거 없는 대통령 흔들기'(30.9%)보다 20%포인트 이상 더 높았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건전한 비평'이 63.6%로 '대통령 흔들기'(28.7%)를 두 배 이상 앞섰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의 법적 대응 검토와 이 대통령의 저격글은 유 작가에 대해 '입틀막'을 시도하려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 시선을 늘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주당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인 김광민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명예훼손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죄로 대통령이 한마디만 하면 끝나는 사건이다"라며 "지지층에게 혐오와 비아냥을 버리라고 호소한 대통령이라면, 그 호소를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