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지원자들에게 가장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한두 가지를 꼽고 채용될 경우 어떻게 '실행에 기여할 것인지' 설명할 것을 요청했다.
미국 메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의 '충성도 질문'이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반한다고 판단해 백악관 인사관리처에게 해당 질문을 금지하는 효력정지 명령을 내렸다. ⓒAFP=연합뉴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른바 '능력 위주 채용 계획'의 일환이었다. 비판론자들은 이를 '충성도 질문'이라 거세게 비판했다. 미국 공무원 노조는 "해당 질문이 위헌적"이라며 "지원자를 정치적 신념과 충성도에 따라 선발하는 것"이라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질문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행정부는 답변이 선택사항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많은 공무원 지원자들은 트럼프의 '충성도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채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느껴야 했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공무원 채용 및 승진은 정치적 충성도와는 무관하게 오로지 능력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의 민주주의 보호 단체 '프로텍트 디모크라시(Protect Democracy)'와 미국 공무원 노조는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도 질문'이 공무원 조직을 더욱 정치화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심을 보이지 않는 구직자들을 걸러낼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의 조지 A. 오툴 주니어 판사는 9월11일 공무원 노조 측의 손을 들어줬다. 트럼프의 '충성도 질문'이 미국 수정헌법 제1조(종교, 언론, 출판, 집회 및 청원의 자유)를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백악관 인사관리처가 해당 질문을 하지 못하도록 효력정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공무원 채용 과정에서의 '충성도 질문'엔 여전히 문제가 남아있다. 채용 담당자들은 이미 게시된 채용 공고에서 해당 질문을 삭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약 6천 건의 공고에서 질문들을 손수 삭제해야 하고 진행 중인 채용 절차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지적했다.
미국 인사관리처는 이번 판결을 바탕으로 각 채용 기관에게 새로운 채용 공고 시 지원자들에게 정치적 색채가 덜한 질문을 하도록 지시했다. 대신 본인과 의견이 다른 경영진의 지시를 이행한 사례를 묻는 등 중립적인 질문으로 교체할 것을 당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충성도 질문'을 포기하지 않고 법정 공방을 계속할 수도 있지만 해당 사건을 담당한 조지 A. 오툴 주니어 판사는 "노조 측의 헌법적 주장이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노조를 대변하는 미국의 공익 법률 단체 '디모크라시 포워드(Democracy Forward)'는 성명을 통해 이번 소송과 관련해 "이번 집행정지 명령이 헌법, 공무원 제도, 그리고 전문적이고 비당파적인 연방 공무원에 의존하는 국민을 보호한다"고 밝혔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박태열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