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장관급 인사들이 인공지능(AI) 관련 국가 안보 사안에 관련해 상대에게 경고하거나 문제를 알릴 수 있는 통보 시스템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이런 협력 기조가 얼마나 오래 갈지는 미지수라는 시선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AI 경쟁에서 중국을 제쳐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미국 행정부가 중국 AI 기업이 미국 AI 모델을 사용해 자사 모델을 학습시켰다고 의혹을 제기한 상태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6년 5월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인사를 나누고 관련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현지시각으로 20일 미국 뉴욕에 있는 JP모건 체이스 본사 로비에서 기자들에게 열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장관급 인사들이 만나 주말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에 따르면 이 논의에서 미국은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AI 관련 사안을 상대 국가에 알릴 수 있는 새로운 통보 체계를 중국 쪽에 제안했다.
미국·중국 정상회담은 2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다. 이번 주말 논의에는 베선트 장관 외에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논의의 목적은 AI, 무역, 이란 문제 등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 사이 잠재적 합의를 위한 기반 마련이었다.
베선트 장관은 새로운 통보 체계의 이름을 '미중 AI 대화(U.S.-China A.I. dialogue)'라고 밝히며, 두 나라가 AI 개발의 목표와 AI로 유발된 위협에 관해 동일한 시선을 가지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에 따르면 AI 관련 사안이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로 격상되는 경우 알림 시스템이 가동된다. 베선트 장관은 "세계 1, 2위 AI 강국 간의 관계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벗어나 더 높은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은 최근 자사 AI 모델이 통제된 실험 환경을 벗어나거나 우회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는 AI가 중국의 사이버공격, 군사 역량,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간 AI 관련해 협력하자는 기조가 형성된 것이다.
다만 이런 협력 기조가 얼마나 오래 갈지는 불투명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중국과 협력이 아닌 경쟁을 원하고, 중국 AI 업계가 미국 AI 업계의 이익을 수탈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미국은 AI 분야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며 "나는 이런 상황을 유지하고 싶은데, AI 분야에서 승리하는 국가가 (세계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근 앤트로픽, 오픈AI 등 AI 기업들이 AI 모델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반박한 것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가안보국(NSA), 사이버보안 및 인프라 보안국(CISA)은 8일 공동으로 사이버 보안 관련 권고문을 발행하고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의 첨단 AI 모델로 자사 AI 모델을 학습시켜 독자적 특성을 추출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문서에서는 딥시크, 알리바바, 문샷AI 등 6개 중국 AI 기업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중국 상무부는 9일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 AI 모델을 대규모로 복제한다는 주장이 사실적·법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미국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컴퓨팅 자원을 독점하며 경쟁을 억제하려고 이런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이런 명목으로) 중국 AI 기업을 견제하거나 탄압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