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증권사에 상품 기획부터 판매까지 투자자 보호를 중심으로 내부통제 체계를 다시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과도한 신용·미수거래 유도와 수수료·비용 전가, 일선 점포의 과당매매 등 영업 과정에서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내부통제 부실이 잇따라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금감원은 금융상품 출시 단계에서도 준법감시부서의 견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책무구조도 시행에 맞춰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이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준법감시 조직에 필요한 권한과 인력 등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이 국내 증권사 준법감시인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상품 기획부터 판매까지 투자자 보호를 중심으로 내부통제 체계를 다시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 ⓒ연합뉴스
21일 금융감독원은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요 증권사 21곳의 준법감시인을 대상으로 투자자 중심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곳과 중형 증권사 11곳의 준법감시인들이 참석했다.
서재완 금감원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는 모두발언에서 증권업계의 외형 성장과 함께 금융회사로서 부담해야 할 책임도 커졌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보호가 형식에 그쳐서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과도한 신용·미수거래 유도와 수수료·비용 전가 등을 증권업계가 개선해야 할 영업행태로 지목했다. 일부 거점점포에서는 위법 과당매매와 불법 임의·일임매매, 고객 신용정보 무단 조회 등 내부통제 부실 사례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위험 상품의 설계·제조 과정에서도 사전 예방 장치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금감원은 상품 기획과 심의 단계부터 준법감시부서가 회사 내부의 '레드팀' 역할을 맡아 위험과 이해상충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이 책무구조도에 따라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실효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봤다. 준법감시부서가 내부통제 체계를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경영진이 충분한 권한과 인적·물적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는 뜻도 보였다.
소비자 보호 책임자의 권한 강화도 주문했다. 신규 금융상품을 제조·출시하거나 성과평가 체계를 설정할 때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가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증권사 준법감시인들은 내부통제 체계를 재점검하고 책무구조도와 광고 규제 등 새 제도의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정보교류차단 제도 정비와 증권사 플랫폼·커뮤니티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업계 의견을 반영해 추가 가이드라인도 마련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감독당국과 증권업계가 투자자 보호 중심의 내부 통제 강화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라며 "준법감시기능 제고 등 실무적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