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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이 업계 최초로 2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0조 원을 달성했지만, 이 성과가 주가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다. 증권 업계가 현대건설의 기업가치를 따질 때 도시정비보다 원전 사업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원전 사업 일정은 늦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의 소형모듈원전(SMR) 협력사인 미국 홀텍도 증시 상장 절차를 일단 멈췄다. 이 대표로서는 원전 계약 성과의 중요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환사채를 자본으로 돌려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면 전환청구가 시작되는 시점까지 주가를 전환가액 위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포항 AI 데이터센터 착공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이 새 변수로 떠오르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아직 원전을 대신할 재료로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한우 현대건설 2년째 도시정비 수주 10조 달성해도 주가는 기대 미달 : 이유는 원전 사업 지연, 변수는 AI 데이터센터 사업 속도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이 업계 최초로 2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0조 원을 달성했지만, 이 성과가 주가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다. 사진은 이 대표가 2025년 3월 'CEO 인베스터 데이'를 진행하는 모습. ⓒ현대건설

9월21일 건설 및 증권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도시정비에서 2년 연속 10조 원이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주가를 움직여온 원전 일정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이 기록만으로는 주가 상승 모멘텀을 만들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건설은 9월20일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이 10조118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9월19일 하루에만 여의도 광장아파트 38-1 재건축(5463억 원), 울산 남구 B-01구역 재개발(7110억 원), 대구 명륜지구 재개발(5001억 원)의 시공권을 잇달아 확보하며 10조 원 고지를 넘었다.

현대건설은 2025년 건설업계 최초로 연간 도시정비 수주 10조 원 시대를 연 데 이어 올해도 10조 원을 넘기며 2년 연속 기록을 세웠다. 올해 초 제시한 연간 목표 12조 원의 84.3%를 이미 채웠다.

그러나 현대건설 주가는 9월21일 12만5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4월8일 18만8700원보다 33.4%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현대건설 목표주가 20만5천 원을 유지했다. 

목표주가 산정에 적용한 주가순자산비율(PBR) 2.3배는 팀코리아가 UAE 바라카 원전을 수주한 2009년 말부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전인 2011년 3월까지 현대건설의 평균 PBR 1.8배에, 웨스팅하우스와 협력에 따른 프리미엄 30%를 더한 수치다. 

현대건설의 기업가치를 매기는 기준을 모두 원전 수주 기대감에서 찾은 것이다.

도시정비는 수주가 곧바로 실적으로 이어지는 사업이 아니다. 시공사로 선정된 뒤에도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이주·철거를 거쳐야 착공할 수 있어 수주가 매출로 잡히기까지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도시정비 수주 실적은 당장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되기 어렵다.

이 대표에게 현대건설의 주가 상승이 중요한 이유는 전환사채 일정과 연관된다. 

현대건설이 6월 발행한 5천억 원 규모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15만607원으로, 9월21일 종가보다 19.9% 높다. 전환사채가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으려면 사채권자가 전환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환청구가 시작되는 2027년 7월7일 이후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돌아야 한다.

현대건설은 7월31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전환사채 발행 목적으로 부채비율 100% 이하 달성과 2028년 신용등급 상향을 제시했다. 앞으로 비슷한 형태의 자본 조달은 계획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문제는 주가를 좌우하는 원전 사업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은 전력구매계약(PPA) 체결과 재원 확보가 지연되면서 일정이 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이 미국 홀텍과 함께하는 팰리세이즈 SMR 등은 올해 하반기 본계약 대신 부분계약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

홀텍과 관련된 하반기 주요 이벤트도 미뤄졌다. 홀텍은 9월16일(현지시각) 공모가 확정을 하루 앞두고 시장 상황을 이유로 미국 증시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이렇게 원전 일정이 차례로 늦어지는 사이 새롭게 주목받는 사업이 AI 데이터센터다.

현대건설은 9월21일 포항 AI 데이터센터 신축공사 본계약을 마치고 사전제작 콘크리트(PC) 설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북 포항시 남구 광명일반산업단지에 수전용량 40㎿(메가와트) 규모로 짓는 AI 전용 데이터센터로, 6월 착공해 2027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공사 기간은 16.5개월이다.

현대건설은 슬래브와 벽체, 계단까지 콘크리트 구조체 전체를 PC로 사전 제작해 적용했다.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 가운데 처음이다. 현장 타설 방식으로 1년가량 걸리는 골조공사를 2개월로 줄였고, 사업에 참여한 지 약 한 달 만에 착공에 들어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근 생성형 AI와 초거대 AI 모델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시장의 경쟁력은 규모를 넘어 서비스 개시 속도전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데이터센터가 원전을 대체하는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되기에는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의 착공 시점이 구체화되는 중인 만큼 건설사 실적은 추가로 상향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원전주로 회귀할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연말 예정된 펠리세이즈 SMR 분리계약, 추가로 가시화될 미국 유틸리티사와의 원전 수주 협의 등의 이벤트가 현대건설 주가 상승을 지지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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