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이란 전쟁 파병을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청해부대 활동 강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이번 '전쟁 참전'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 대통령 스스로도 청해부대 역활 강화를 두고 "경계선이 불명확해 뒤섞일 가능성"이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한국의 군사적 기여 방안을 묻는 기자 질문에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쟁에 개입은 없다. 그런 형태의 파병이든 군 자산 파견이든 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그 원칙을 지켜왔고 그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여기에는 단서가 붙었다. 이 대통령은 "다른 국가들이 하는 것처럼 자국의 상선과 원유 수송로, 국민들의 생명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해야 된다는 점도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호르무즈 인근에 파견된 청해부대를 언급하며 "청해부대의 활동 영역도 지금 많이 확대돼 있는 상태"라며 "이를 좀 강화하는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검토하고, 고심하고 있다는 것은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해부대의 새로운 역할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 것으로 보인다. 청해부대와 추가 군사 자산이 향후 어떤 임무를 맡고 미국의 군사작전과 어디까지 연결되느냐에 따라 군사적 관여의 성격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한때 해상초계기 P-8A와 군수지원함 소양함을 현지에 파병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군수지원함은 100여명의 승조원이 필요하고 노후도가 높다는 점 등을 이유로 후순위로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P-8A를 비롯해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기뢰 탐색·제거 장치 등이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구체적 투입 자산과 임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제법상 군사적 지원 자체가 곧바로 전쟁 참여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교전국에 무기나 군사장비를 공급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국가가 무력분쟁 당사국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교전국을 상대로 실제 무력을 행사하거나 군사작전에 실질적으로 관여할 경우에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국제법적 판단과 별개로 상대국인 이란이 한국의 활동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도 변수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한국과 이란의 64년 넘는 관계와 상호존중을 강조하면서도 한국의 군사적 관여 가능성에는 강한 경고를 보낸 바 있다.
바가이 대변인은 7일(현지시각) 엑스(X, 옛 트위터)에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력을 주둔시키거나 군사 작전에 참여하는 국가는 침략 가해자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적었다.
한국 정부가 청해부대 활동을 자국 상선과 국민 보호를 위한 활동으로 규정하더라도, 실제 임무와 미국 등 교전국과의 연계 수준에 따라 이란의 판단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이 대통령도 이 같은 경계의 모호함을 인정했다. 그는 자국민 보호 활동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도 "그게 혹여라도 경계선이 불명확해 뒤섞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걱정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하지 않는다"며 "전쟁에 관여·개입 또는 지원하는 군 자산 파견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