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공항에서 직접 맞이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정상을 활주로까지 나가 영접하는 것은 집권 2기 들어 2025년 8월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맞이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올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중국 쪽은 부주석(국가서열 8위)이 맞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신화통신=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시진핑 주석이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할 때 직접 영접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미국 정부 관계자가 확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7일(현지시각) 전했다.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공항까지 나가 맞이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통상적으로 백악관에서 정상을 기다려 맞이하고 의장도 사열도 진행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에 나가기로 하면서, 이 자체가 하나의 정치적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 행정부 관계자는 트럼프가 시진핑 주석을 직접 맞이하는 것이 그를 '구슬리기(woo)' 위한 노력의 일환이며, 정상회담에서 다룰 핵심 현안에서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고 미국 매체 데일리비스트가 17일 보도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무역 관계와 관세, 마약 펜타닐 수출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국면에서 먼저 우호적 제스처를 취하는 셈이다.
트럼프의 중국 방문, 국가부주석(정치서열 8위)이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UPI=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5월13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중국 쪽은 한정 국가부주석이 공항에서 영접했다.
당시 공항에는 한 부주석과 양국 대사, 외교부 고위 관계자들이 나왔고, 중국 의장대와 군악대, 꽃을 흔드는 어린이들까지 동원된 환영 행사가 펼쳐진 바 있다. 시진핑 주석이 참여한 정식 환영식은 다음 날 인민대회당 앞에서 별도로 열렸다.
한정 부주석은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7인(시진핑,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에 이어 8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상회담에서 누가 공항영접을 나오는냐는 중요한 의전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보통 외교부 의전장(차관보급)이 나가며, 중요 동맹국은 외교부 장관이 직접 나선다. 2025년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당시 조현 외교부 장관이 공항 영접을 나갔다.
외교 프로토콜 전문가 이자벨 블라도이우는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할 때는 양제츠 국무위원이 공항에 나왔던 반면 올해는 한정 부주석이 나왔다는 점에서 중국이 오히려 의전 등급을 올렸다"고 짚었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시진핑 주석을 직접 응대하는 것은 더 도드라져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을 공군기지까지 나가 맞이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 일이라고 짚었다. 결국 이번 공항 영접은 의전의 격만 놓고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일종의 '저자세'를 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