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보니 할런은 평소처럼 볼일을 보기 위해 한 시간 정도 외출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보니 4살 된 반려견 '블루'가 안보인다.
블루의 견주 보니 할런은 말했다. "평소와 달리 반려견이 문 앞에서 저를 반겨주지 않았어요. 계속 찾고 불러봤지만 찾을 수 없었죠. 결국 위층에 올라갔을 때 탁자 밑에 쓰러져 있는 블루를 발견했어요. 블루의 머리엔 치토스 봉지가 씌워져 있었고 미동도 없었어요. 그 순간 블루가 질식사했다는 걸 직감했죠."
그는 이어 "아직도 온기가 남아 있어 머리에 씌워진 비닐 봉지를 벗기기가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무심코 지나쳤던 과자 봉지가 반려견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AI 생성 이미지.
수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이 때의 경험으로 보니 할런은 2012년 초 반려동물 질식 방지를 위한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과자 봉지나 가정용 포장재가 동물에 미치는 위험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과자 봉지 및 식품 포장재는 마일라(흔히 과자봉지 안쪽을 뜯었을 때 보이는 은색 표면)와 같은 재질로 만들어지는데 이 재질은 식품을 신선하게 유지하도록 해준다.
개나 고양이가 남은 부스러기를 찾아 냄새를 맡으려고 봉지 안에 머리를 넣으면 봉지가 목 부분을 진공처럼 밀봉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불안해하며 숨을 가쁘게 쉬면 봉지가 더욱 조여들고 누군가 발견해서 제거해주지 않는 한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
보니 할런은 "동물이 이런 종류의 비닐봉투에 머리를 넣고 숨을 쉬기 시작하면 봉투가 목을 더 꽉 조여 밀봉된다"며 "개는 엄지손가락이 없어서 봉투를 벗을 수 없고 앞도 볼 수 없기 때문에 불과 3분에서 5분 만에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녀는 모든 품종의 개와 고양이가 반려동물 질식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반려동물 주인이 주의해야 할 사항은?
반려동물 질식 방지 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흔히 볼 수 있는 감자칩 봉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니 할런은 "반려동물 질식 사고의 거의 절반인 47%가 과자 봉지 때문"이라며 "그 이유 중 하나는 과자가 워낙 인기가 많아서"라고 말했다.
쿠키, 크래커, 팝콘, 치즈볼과 같은 간식용 비닐봉투나 사료 봉투 또한 반려동물의 질식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보니 할런은 "기본적으로 음식을 담았던 모든 용기, 즉 비닐 식품 봉지, 냉동 식품 봉지, 요구르트 컵, 땅콩 버터 병, 마요네즈 병 등이 위험하다"며 "동물이 음식 냄새를 맡고 달려들다가 머리가 끼일 수 있기 때문"이라 말했다.
고양이도 위험하다. 보니 할런은 "고양이는 워낙 민첩해서 취약하다"면서 "고양이는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조리대 위로 순식간에 뛰어올라 그 위에 있는 물건들을 훔쳐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고양이들이 좁은 공간에 비집고 들어가는 것을 좋아하며, 뚜껑이 닫히는 쓰레기통, 상자, 기타 용기 안에서 질식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인이 자리를 비운 시간이 위험하다. 보니 할런은 주인이 샤워를 하거나, TV를 보거나, 파티를 즐기거나, 한눈을 판 사이에 개나 고양이가 위험에 처한다고 경고했다.
자동차도 위험하다. 보니 할런은 "사람들이 패스트푸드를 사서 차 안에 포장재를 두고 가는 경우가 많다"며 "잠깐 볼일을 보고 돌아왔는데 개가 음식 봉투나 종이컵을 뒤져본 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행 때도 조심해야 한다. 보니 할런은 "사람들은 여행할 때 간식을 가지고 다니면서 누군가의 반려동물이 거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모든 손님들에게 여행가방이나 핸드백에 음식이 있다면 꼭 잠가두라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개가 멀리서도 음식 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질식사 예방 방법
다행히도 사람들이 반려동물의 질식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는 간단하다.
보니 할런은 "가장 중요한 점은 집에 가져온 식품 봉지, 과자 봉지, 스낵 봉지에서 음식을 꺼내 용기에 담아 선반 높은 곳에 두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그 봉지들을 조각으로 잘라 버리라"고 조언한다. 봉지를 잘라 버리면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야생 동물이나 길고양이도 보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박태열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