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입법 움직임은 이들 제로 식음료에도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로 제품 역시 '단맛'을 앞세운 만큼 정책의 사각지대로 남겨둘 수 없다는 논리다.
소비자와 시장이 설탕을 줄이는 방식으로 선택한 '제로'까지 규제해야 하는지를 두고 '설탕세' 논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설탕 부담금 대상을 대체당 음료까지 확대하는 입법이 추진되면서 설탕세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국회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현재 설탕 부담금 대상에 대체당을 포함하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체당 음료까지 설탕 부담금 대상으로 포함하는 법안을 연내 발의하기로 했다. 현재 국회에는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과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첨가당 음료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대체당까지 부담금을 매기려는 이유는 설탕을 대체하는 것만으로는 단맛 소비를 줄이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윤 의원안은 첨가당 함량에 따라 ℓ당 250원 또는 500원의 부담금을 부과하고, 대체당 음료에도 ℓ당 최대 50원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의원실은 단맛 자체에 대한 선호를 낮춰 저당·무가당 음료로 전환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제로 음료 시장은 설탕세 논의보다 앞서 소비자 수요에 따라 성장해왔다. 국내 콜라 소매시장 내 제로 음료 비중은 2022년 32%에서 지난해 42%로 높아졌고, GS25 탄산음료 매출에서 제로 음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32%에서 올해 1~8월 54.8%까지 올랐다.
식음료업계도 커지는 제로 수요에 맞춰 제품군을 넓혀왔다. 기존 음료의 제로 제품을 내놓는 데 이어 저당·무가당 제품까지 확대하면서 설탕을 줄이려는 소비자의 선택에 대응해온 것이다. 시장에서는 '설탕을 줄이는 대체재'가 빠르게 자리 잡았지만, 정책에서는 대체당 역시 단맛 소비를 이어가는 수단으로 보고 규제 대상에 포함하려는 셈이다.
국내 총 당 섭취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논쟁의 쟁점이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민 하루 평균 총 당 섭취량은 2016년 67.9g에서 2023년 59.8g으로 줄었다.
대체당의 건강 영향만을 근거로 규제 필요성을 판단하기도 어렵다. 아스파탐·에리스리톨 등에 대한 우려 연구가 있지만 성분별 연구 결과와 안전성 평가가 서로 다르고, 장기적 건강 영향에 대한 과학적 합의도 충분하지 않다.
부담금이 소득이 낮은 계층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정란 명지대 교수는 지난 7일 한국조세정책학회 세미나에서 '가당음료 설탕부담금의 실효성 및 정책적 한계'를 주제로 부담금이 누구에게 얼마나 돌아가는지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가당음료 330㎖ 한 캔에 99원의 부담금을 부과하면 소득 하위 20%의 소득 대비 부담이 상위 20%보다 8.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물가 상승과 산업계 부담 등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에게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