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이 시작됐다. 이번 하반기 공채에서는 인공지능(AI)을 실제 업무처럼 활용해보게 하고, 게임이나 숏드라마로 회사를 알리는 등 이색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최종 면접 뒤 인턴십을 없애 입사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인 곳도 있다.
유통업의 사업 영역이 AI와 플랫폼, 물류, 글로벌 시장으로 넓어지면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도 달라지고 있다. 기업들은 필요한 역량을 채용 단계에서 확인하기 위해 검증 장치를 정밀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2026년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앞두고 채용설명회를 열고, 게임을 활용해 지원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CJ대한통운
◆AI를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지 본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번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 AI 역량 진단을 새로 도입했다. 모든 직무 지원자가 AI 역량 진단을 받고, 개발 직무는 AI를 활용해 결과물이나 제품을 구현하는 ‘바이브 코딩 테스트’를 치른다. 비개발 직무는 업무 상황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평가하는 AI 활용 역량 테스트를 진행한다.
모집 분야도 AI, 데이터, 소프트웨어, 디지털전환(DX), 정보보안, 클라우드, 네트워크 서비스 등 11개로 나눴다. AI를 단순히 알고 있는지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채용 과정에서 확인하는 셈이다.
◆신세계는 최종 면접 뒤 인턴십 없앴다
신세계그룹은 채용 절차를 줄였다. 지난해부터 종전에 최종 면접 이후 한 달간 진행하던 인턴십을 폐지하고, 최종 선발 이후 바로 정식 입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신세계그룹은 최종 면접까지 통과한 지원자가 다시 한 달간 인턴십을 거치면서 느낄 수 있는 부담과 입사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원자는 최종 결과를 받은 뒤 입사 여부를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고 보다 빠르게 진로를 확정할 수 있다. 회사 역시 최종 선발한 인재의 입사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하반기 10개 계열사에서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신세계프라퍼티, SCK컴퍼니(스타벅스),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디에프(면세점),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푸드, 신세계센트럴, 신세계라이브쇼핑 등이 대상이다. 지원서는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받으며, 최종 선발된 신입사원은 내년 1월 입사한다.
◆물류에서는 기술 직무를 더 세분화한다
CJ대한통운은 물류 사업에 필요한 기술 인재를 업무별로 나눠 뽑는다. 일반 직무에서 공급망관리(SCM), 백엔드 개발, AI 모델 개발, 최적화, 패키징 연구개발(R&D) 등을 모집한다.
백엔드 개발은 주문·재고·배송 시스템을, 최적화는 물류센터와 배송망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다룬다. AI 모델 개발은 물류 데이터를 활용해 예측과 의사결정을 돕고, 패키징 R&D는 상품 특성에 맞는 포장 기술을 개발하는 직무다. 물류가 단순 배송을 넘어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하는 사업으로 바뀌면서 필요한 인재도 세분화하고 있다.
◆채용설명회도 ‘콘텐츠’가 됐다
기업을 알리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CJ ENM은 오는 22일 CJ온스타일 앱(애플리케이션)에서 라이브커머스 형식의 채용설명회를 연다. 상품을 소개하듯 회사와 직무를 설명하고 실시간으로 지원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숏드라마도 활용한다. ‘어느 날, 신입사원에게 7명의 선배가 생겼다?!’라는 제목의 콘텐츠에서는 배우 임나영이 CJ그룹 계열사 선배들을 만나며 자신에게 맞는 회사와 직무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지원자가 채용 정보를 일방적으로 듣는 대신 콘텐츠를 통해 회사와 직무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CJ대한통운은 게임을 활용했다. 마포문화비축기지에서 ‘테일즈런너’ 게임 형식의 채용 행사를 열고, ‘O-NE’ 박스를 활용한 팀 미션 등을 진행했다. CJ프레시웨이도 본사에서 ‘테이스트 프레시웨이’ 행사를 열어 현직자 직무 설명, 직무 상담, 미션, 사내 식당 체험 등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