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그룹 차원으로 추진 중인 육상 발전용 엔진 사업이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에 수혜로 다가오고 있다.
발전용 엔진과 한쌍으로 움직이는 '발전기'를 HD현대일렉트릭이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데이터센터 등에서 엔진을 전력 발전원으로 채택하는 흐름이 나타나며, HD현대일렉트릭은 이미 HD현대중공업과 힘을 합쳐 발전 시장에서 수주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이 엔진 생산능력 확장까지 나서며, HD현대일렉트릭의 발전기 수요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이 '발전기'로 HD현대 그룹의 엔진 사업 확대의 한 축을 맡는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 엔진과 같이 가는 발전기 수요
9월15일 전력기기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HD현대 그룹 차원의 엔진 사업 확대로 수혜가 전망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공급 과정 모든 단계에 필요한 여러 전기전자기기 및 에너지 솔루션을 제작·공급하는 기업이다. 사업은 크게 전력기기, 회전기기, 배전기기 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회전기기 부문은 HD현대중공업에 발전기를 공급해왔다. 이 발전기는 HD현대중공업의 '힘센엔진'과 결합돼 선박 안에서 전력을 생산한다. 엔진이 회전 에너지를 만들면 발전기가 이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방식이다.
그런데 최근 선박에 쓰이던 엔진이 데이터센터 전력 발전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력기기 공급 병목, 지역 주민 반대 등으로 AI 데이터센터들의 전력망 연결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에게는 전력망 연결 대신 전기를 직접 생산해 사용하는 온사이트 발전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최근 온사이트 발전원으로 각광받는 것은 가스터빈이다. 그러나 이마저 공급 병목이 발생하며 이제는 엔진을 발전원으로 찾기에 이르렀다. 전력기기업계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가스터빈 글로벌 탑3 기업들의 경우 수주 물량이 2030년 이후까지 꽉 차 있다고 들었다"며 "이에 데이터센터 발전용 엔진 시장의 전망은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HD현대는 그룹 차원의 엔진 사업 확대 모색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엔진을 제조하면, HD현대일렉트릭은 발전기를 공급하고, HD현대마린솔루션은 유지보수를 맡는 식이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에너지 인프라 기업 에이페리온 에너지 그룹(Aperion Energy Group)과 4월21일 6271억 원 규모의 엔진발전기 공급 계약을 맺었는데, 이 계약에서 HD현대일렉트릭은 발전기 납품을 맡았다.
8월7일에도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코반 에너지 그룹(Corban Energy Group)과 9560억 원 규모의 엔진발전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 건에는 HD현대일렉트릭의 발전기가 들어가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전력기기업계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이 계약 건을 비롯해 앞으로의 HD현대 그룹 차원의 엔진 발전 프로젝트는 당연히 HD현대일렉트릭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HD현대일렉트릭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HD현대 그룹 차원의 육상 발전 협의체를 구성해 엔진·모터(발전기) 패키지 수주를 진행했으며, 시장 접근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3분기에 HD현대중공업 엔진향 발전기 수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중공업이 증설하면 일렉트릭이 수혜 본다
이런 가운데 9월10일 HD현대중공업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선제적 대응과 육상 발전시장 공략을 목적으로 울산 울주군에 3기가와트(GW) 규모의 힘센엔진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한다고 알렸다. 8336억 원이 투입되는 이 공장은 2028년 5월 준공 이후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 그룹은 증설에 더해 생산 효율화도 진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힘센엔진의 생산능력은 기존 3GW에서 2030년 7.2GW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HD현대중공업의 이번 증설로 수혜가 예상된다"며 "엔진 생산이 늘면 결국 발전기도 그만큼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새 HD현대 계열사뿐 아니라 외부 기업들에게도 육상 발전용 회전기 공급 요청 및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힘센엔진의 향후 수요는 긍정적으로 점쳐진다. 장성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15일 HD현대중공업 분석 보고서에서 "힘센엔진에 관한 미국 데이터센터의 수요는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전력이 부족한 미국 데이터센터로서는 즉시 투입 가능한 전원이 매력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으며, 한 번 채택된 전원에 대한 수요는 이후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