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5개국과 사흘간 정상외교에 들어간다. 한-프 정상회담을 마친 지 불과 나흘 만에 다시 정상외교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2기 개각 인사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계속되고 진보진영 내부 분열히 계속되면서, 잇따른 정상외교에도 국민적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애정'이 사라지니 '무관심'이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왼쪽) 부부가 10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정상회담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15일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 16일 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정상과 차례로 양자 회담을 진행한다.
회담에 앞서 14일 오전에는 칸다 마사토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를 접견한다. 이어 16일 오후에는 이 대통령이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주재한 뒤 '서울선언'을 선포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정상외교는 프랑스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지 나흘 만에 다시 이어지는 일정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6일(현지시각)부터 9일까지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2030년까지 교역 금액 200억 달러 달성 목표 수립 △민간 원자력 협력을 위한 고위급 대화채널 개설 △영화·영상 산업 협력(뤼미에르 파트너십) △삼성전자-미스트랄(프랑스 인공지능(AI) 기업) 간 AI 협력 등 여러 구체적 성과를 내놨다.
하지만 프랑스 방문과 서울에서 열리는 중앙아시아 정상외교는 국내 언론의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언론의 시선은 외교 성과보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개각 인선 논란과 이 대통령의 개헌·연임 문제로 향했다.
용 전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귀국일인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 겸직과 기본소득당 운영, 배우자 급여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직접 반박했다. 특히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요구를 거부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순방 마지막 날 나온 이 대통령의 임기 관련 발언도 정치적 논쟁으로 번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취임 초 정상외교 일정을 집중적으로 잡은 이유를 설명하며 "어쨌든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기 때문에 빨리 (정상외교를) 시작해야 그 효과를 오래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연임 논란에 선을 그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겠다'고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 야권에서는 오히려 의중이 불분명하다는 공세가 이어졌다. 결국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이튿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통령의 발언을 다시 해석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외교 성과가 국내 현안으로 빛이 흐려지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정상외교의 성과를 부각하려 안간힘을 썼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1일 충북 청주시 충북도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한불 정상회담은 한국의 유럽 외교에 획을 그은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자존심 뿜뿜'의 프랑스가 한국·이 대통령과 사실상 연대·동맹·우정의 관계를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부속실장과 민주당 대변인을 지낸 김남준 민주당 의원도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프랑스 순방 성과를 일일이 소개한 뒤 "한-프랑스 정상회담 성과를 간단히 정리하기 어려운 이유는 성과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8월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언론의 관심은 지난해 주요 정상외교 당시와 비교하면 상전벽해라 할 만큼 달라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의 '오늘의 이슈'를 살펴보면, 지난해 이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 직후인 8월27일에는 정상회담 관련 이슈가 상위 10개 가운데 3개를 차지했다.
반면 이번 한불 정상회담 직후인 9일에는 정상회담 관련 이슈가 상위 10개에 하나도 들지 못했다. 대신 '용혜인 후보자 겸직 논란 및 수사 진행'이 5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