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된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 겸 WM·SME부문장이 취임 후 역점을 둘 과제로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와 인공지능(AI) 내재화를 제시했다. 사상 최대 실적과 역대 최고 주가를 기록 중인 상황에서 회장직을 이어받는 만큼,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뜻도 보였다.
연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10명의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인사 원칙에 대한 이야기도 내놨다. 회장 개인에게 권한이 쏠리는 구조 대신 시스템과 분권화로 움직이는 조직을 지향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 겸 WM·SME부문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로비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문장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정 소감을 밝혔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1일 이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KB금융지주는 임시 주주총회 등을 거쳐 그를 최종 선임하며, 임기는 11월 시작된다.
이 부문장은 "저를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해 주신 회추위 위원들, KB금융그룹을 반석 위에 올려놓고 안정적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 오신 양종희 회장님께 감사드린다"라며 "경영과 전략, 사업의 연속성을 훼손하지 않고 잘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부문장은 세간의 예상을 깨고 자신이 최종 후보로 낙점된 것과 관련해 "큰 성과 위에서 제가 선임된 것은 1등에 안주하지 말라는 메시지"라며 "안정적 성과를 기반으로 뒤처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문장은 KB금융이 대응해야 할 변화로 AI와 디지털, 머니무브, 고령화를 꼽았다. 특히 AI를 두고 "앞으로 3~5년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금융그룹의 명운이 달린 시기"라고 강조했다.
회추위가 선임 배경으로 언급한 '과감한 변화'에 대한 대응 방침으로는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이 부문장은 "금융시장이 자본시장 중심으로 바뀌는 변화를 주도하겠다"며 "해당 산업의 새로운 표준과 기준을 만드는 것이 리딩 금융그룹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계열사 인사 원칙으로는 '역량'을 앞세웠다.
이 부문장은 "젊은 KB의 의미는 나이보다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책임 있게 하는 것"이라며 "나이에 국한하지 않고 전문성과 직원들과의 호흡, 조직원의 헌신을 이끌어낼 리더십을 기준으로 논의하겠다"며 "계열사 대표를 선임하는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있기 때문에 같이 논의하면서 결정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환주 국민은행장과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이홍구 KB증권 대표,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등 KB금융그룹 계열사 CEO 10명의 임기는 올해 말 끝난다.
조직 운영 방식으로는 시스템 중심 철학을 내세웠다. 그는 "회장에게 힘이 편중되기보다 프로세스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지향한다"며 "특정인의 개인기가 아니라 시스템화, 분권화,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 부문장은 리딩 금융그룹의 상을 동반성장으로 규정하며 마무리했다. 그는 "수익만 많이 내는 게 아니라 고객, 투자자와 함께 성장하는 게 리딩의 모습"이라며 "포용금융과 생산적 금융에서도 리딩그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