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도하는 ‘메가특구 특별법안’(가칭 메가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내 노동규제 특례에 대해 정작 특구의 핵심 주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나왔다.
정부가 추진 중인 메가특구 특별법안에는 △현행 2년인 기간제 사용기간을 최대 4년으로 연장하고 △노동자 파견 허용 업종과 파견 기간을 확대하고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 확대와 주 52시간 노동상한제 적용 제외로 노동시간을 유연화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박해철 의원 ⓒ 의원실/연합뉴스
이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산시병)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제출받은 서면 답변 자료에 근거해 14일 공개한 내용이다.
박해철 의원에 따르면, 두 기업은 답변 자료에서 메가특구 법안에 담긴 주요 노동규제 완화 조치에 대해 “해당 사항이 없다”라고 하거나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에 대해 삼성전자는 “당사의 기간제 노동자는 극소수이며, 동건에 대한 입장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R&D 인력 파견 활용 의향에 대해서도 “해당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전체 인력 중 기간제 비율은 0.5% 미만, 연구개발 인력 중 기간제 비율은 0.1% 미만”이라며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을 현행 연구개발직 최대 3개월, 일반직 1개월에서 최대 6개월로 확대하려는 정부의 시도에 대해서도 두 기업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두 기업 모두 현재 법이 보장하는 ‘1개월 정산기간 선택근로제’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체 직원의 91%인 6만9천 명이 1개월 선택근로제를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 노동시간 제도 한계로 인해 기술 개발에 실패하거나 심각한 경영상 손실을 입은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두 기업 모두 “업무량이 급증하는 구간에서는 현행법 테두리 내에 있는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해 무리 없이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별연장근로는 재난, 설비 고장, 업무량 폭증, 국가적 연구개발 등 불가피하고 특별한 사정이 발생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와 노동자의 동의를 받아 주 52시간 한도를 초과해 추가로 연장노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예외 제도다.
이에 대해 박해철 의원은 “첨단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간제와 파견을 늘려야 한다는 정·재계의 논리가 실제 기업 현장과는 철저히 괴리돼 있음이 입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메가특구 노동규제 특례는 정작 개별 기업의 요구는 크지 않은데, 경제단체들이 ‘이때다’ 싶어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메가특구의 성공을 위해서는 소모적인 노동규제 완화 논쟁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건강과 고용을 보장하면서 개별 기업이 실제로 절실히 필요로 하는 전력 인프라 확충과 숙련된 기술인력 양성에 집중해 메가특구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