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가 호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신세계의 이익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명품 등 수익성 높은 상품과 본점·강남점 같은 핵심 대형 점포에 투자를 집중한 결과다. 여기에 외국인 소비까지 더해지면서 늘어난 매출이 이익으로 전환되는 힘도 커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지난해 초 리뉴얼을 마치고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집객 경쟁력을 강화했다. ⓒ연합뉴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의 3분기 이익 성장세가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두드러질 전망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경쟁사 대비 높은 명품 매출 비중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형 점포 리뉴얼 효과도 나타나고 있어 외형 성장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하며 신세계를 업종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신세계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6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률은 10.4%로 예상된다. 면세점 비용 구조 개선과 주요 자회사 실적 회복도 이익 증가에 힘을 보태지만, 백화점의 수익성 개선이 실적을 떠받치는 핵심 축이다.
실제 백화점은 매출보다 이익이 더 빠르게 늘고 있다. 2분기에도 백화점 총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3% 늘어난 1088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 전체 연결 영업이익 1671억 원의 약 65%를 차지하는 규모다. 외형 성장보다 이익 증가폭이 큰 만큼 백화점의 수익성 개선이 신세계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의 이익 성장에는 상품 구성 개선이 먼저 자리한다. 명품 비중이 높은 데다 패션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상품군의 회복까지 더해지면서 매출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
명품 강화 자체가 신세계만의 전략은 아니다. 롯데와 현대백화점도 주요 점포를 중심으로 명품관을 강화하고 상품 구성을 재편하고 있다. 결국 차이는 명품을 얼마나 확보했느냐보다 수익성 높은 상품을 어떤 점포에 배치하고 얼마나 효과적으로 판매하느냐에 달려 있다.
신세계는 본점과 강남점 등 핵심 점포에 투자를 집중했다. 대형 점포를 새롭게 단장하고 명품과 미식 등 고가 소비 콘텐츠를 강화해 집객력을 높이는 동시에 상품 구성을 고도화했다. 점포 경쟁력과 상품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패션 매출 회복도 상품 믹스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명품의 높은 기저와 가전 판촉 영향으로 전체 외형 성장 속도가 일부 둔화됐지만 패션은 6월 보합에서 7월 8%, 8월 6%, 9월 9% 성장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 규모뿐 아니라 수익성 높은 상품군의 비중을 높이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소비 증가는 신세계가 높아진 상품·점포 경쟁력을 실적으로 연결하는 또 다른 동력이다. 인바운드 소비는 백화점업계 전반의 공통 호재지만, 신세계는 외국인 수요가 집중되는 핵심 상권에 대형 점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신세계의 7월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고 외국인 매출은 120% 급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신세계 백화점 거래액 신장률이 7월 24%, 8월 15%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추석과 중국 국경절을 앞두고 인바운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에도 양호한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신세계는 경쟁사보다 점포 수가 적은 대신 주요 도시의 핵심 상권에 대형 점포를 집중하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외국인과 고가 소비가 특정 상권으로 몰릴수록 대형 핵심 점포가 이를 흡수하기 유리한 구조다.
특히 명동 본점은 외국인 소비를 직접 흡수하는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인바운드 상권인 데다 K쇼핑 수요가 집중되는 곳이다. 신세계는 올해 초 본점 리뉴얼을 마치고 명품을 중심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였으며 면세점과 디지털 사이니지 등을 활용해 집객력도 강화했다.
본점의 리뉴얼 효과는 외국인 매출 증가와 맞물려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리뉴얼 공사로 영업공간이 축소됐던 본점은 올해 영업 정상화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더해지며 매출이 크게 늘었다. 장호 iM증권 연구원은 신세계 본점의 올해 외국인 순매출이 지난해보다 94.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점도 대형 점포 경쟁력을 높이는 축이다. 명품과 미식 등 고가 소비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집객력을 높였고, 대형 점포 중심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매출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