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 중국산 배제 움직임을 내놓으면서 ESS용 소재,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의 수혜가 전망된다.
최근 적자에서 벗어난 LG화학의 첨단소재·에너지솔루션 부문은 ESS 수요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긍정적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은 미국 공장 건설로 현지 대응력까지 키우고 나섰다.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탈중국 기조 확대라는 호재까지 맞았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9월10일 미국 정부와 증권업계 등을 종합하면 LG화학은 미국의 ESS 탈중국 기조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평가된다.
LG화학은 첨단소재 사업부를 통해 ESS에 들어가는 분리막 등을 공급하고 있고,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ESS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연결기준 LG화학은 26조4227억 원의 전체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첨단소재와 에너지솔루션 부문 매출은 15조 6038억 원으로, 전체의 약 59%를 차지했다.
LG화학의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첨단소재 부문은 2025년 4분기, 2026년 1분기 각각 영업손실 약 500억 원, 약 430억 원을 기록했으나, 2026년 2분기에는 영업이익 약 20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흑자 전환의 이유로 △분리막 출하 확대 △양극재 판가 상승 등이 꼽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LG화학은 실적 발표 후 질의응답에서 2026년 분리막 사업이 전기차(EV) 수요 약세에도 북미 ESS 물량 확대 등으로 1년 전보다 약 4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7년에도 글로벌 전력 인프라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전력 저장을 위한 ESS 채택 수요가 늘어 분리막 사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점쳤다.
에너지솔루션 부문 역시 2025년 4분기, 2026년 1분기 각각 영업손실 약 1220억 원, 약 2080억 원으로 부진했으나, 2026년 2분기에는 영업이익 약 1130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흑자 전환의 이유로 △북미 ESS 출하량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축소 등이 꼽혔으며, 앞으로도 확고한 수요 아래 북미 ESS 매출 성장이 전망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교통부는 9월8일(현지시각) 션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이 최근 미국 자동차 기업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에게 중국과 거리를 두라는 논조의 공개 서한을 보냈다고 발표했다.
서한에서 더피 장관은 포드가 중국 배터리 기업 씨에이티엘(CATL)로부터 라이선스 받은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포드는 자회사 포드에너지를 통해 ESS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이는 CATL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가능했다고 평가된다. 그러면서 더피 장관은 “‘적대국’ 기술에 의존하는 것은 미국에 지속 가능한 전략이 아니다”라며 미국 노동자를 우선시하고 ‘동맹국’의 공급망을 활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관해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10일 이차전지 분석 보고서에서 "포드의 CATL 기술 사용이 원천적으로 차단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한국 셀·소재 업체가 유일한 대안으로 부각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ESS 사업부를 출범한 제너럴모터스(GM)에서도 중국산 의존도가 원천봉쇄 됨을 시사하며, 신규 ESS용 물량에 대해 한국산 소재의 가치가 격상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8월26일(현지시각) '미국 대규모 전력 시스템(Bulk-Power System) 보호를 위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 14420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명령에서 미국 관할권에 속하는 사람 또는 재산이 '외국산' '대규모 전력 시스템 전기 장비'를 취득·수입·이전·설치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대규모 전력 시스템 전기 장비에는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가 포함됐으며, 외국산은 미국에서 제조, 생산, 또는 조립되지 않은 제품으로 정의됐다. 이 명령 역시 중국산 제품을 미국 전력 시스템에서 배제하려는 의도라고 평가됐다.
이런 흐름에 맞춰 LG화학은 2026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미국 테네시주에 양극재 생산 공장을 구축하며 현지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테네시 양극재 공장은 완공 시 미국 최대 규모인 연간 6만 톤(t)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서는 8월부터 미국 미시간주에 북미 지역 7번째 생산 거점인 랜싱 공장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공장에서는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기차용 삼원계(NCM) 배터리 등을 생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