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미국-이란 전쟁과 이민문제 등에서 민주당 주류와 각을 세워온 존 패터먼 민주당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이 영상 축사로 깜짝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력을 약속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매진"이라 자신했던 전당대회 행사장은 정작 곳곳이 빈자리로 남아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존 패터먼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2026년 9월9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영상축사를 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존 페터먼 민주당 상원의원은 9일(현지시각)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 깜짝 영상으로 등장해 공화당과의 협력을 다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 전당대회도 무척 이례적이었는데, 공화당이 대통령 선거가 아닌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당대회를 연 것은 1856년 창당 이래 처음이다.
원래 미국에서 전당대회는 대선 후보를 지명하기 위해 4년마다 열리는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선 후보 지명 없이 오직 지지층 결집과 선거 홍보만을 목적으로 개최됐다. 전당대회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스센터에서 9~10일 열린다.
'정치 철새' 패터먼, 누구인가
페터먼 의원은 이날 영상에서 특유의 후드티 차림으로 철강 공장 앞에 서서 "저는 민주당원이다. 그런데 제가 오늘 왜 여기서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있을까? 그건 제가 상식적인 민주당원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지역구의 공화당 상원의원 데이브 매코믹을 "훌륭한 친구"라며 "펜실베이니아 서부 철강 산업 방식의 삶을 지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패터먼 의원은 이어 "극단주의와 사회주의, 그리고 비미국적인 삶의 방식을 항상 배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7세의 초선 의원인 페터먼은 노동자 계급 이미지로 2022년 상원에 입성했지만, 이후 이스라엘·이란 전쟁과 이민 정책 등에서 당론과 반복해 충돌해왔다. 최근에는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의 목소리를 '사회주의의 광란'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직 보좌관들의 말을 인용해 그가 의정 활동보다 보수 매체 인사들과의 친분 쌓기에 더 관심이 많다고 보도했다.
다만 패터먼 의원은 당적 변경 추측을 두고 "공화당원이 되지는 않겠지만, 진정성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대화하는 민주당원으로 남겠다"고 선을 그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9월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아메리칸항공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는 가운데 맨 위층 관중석이 거의 비어있다. ⓒ 연합뉴스
민주당의 '철새' 계보, 맨친·시네마·리버먼
당론을 거스르는 페터먼의 행보는 과거 당을 이탈했던 민주당 인사들과 비교된다.
조 맨친 전 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은 2024년 5월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전환했고, 커스틴 시네마 전 애리조나 상원의원 역시 2022년 12월 민주당을 떠나 무소속이 됐다. 두 사람 모두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 당 지도부에 지속적인 두통거리였다.
더 앞선 사례로는 2000년 대선 당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조 리버먼 전 코네티컷 상원의원이 있다. 그는 2006년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패한 뒤 탈당해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고, 이후 당에 복귀하지 않은 채 친민주당 무소속으로 임기를 마쳤다.
다만 페터먼 의원은 이들과 결정적 차이가 있다. 맨친 전 상원의원과 시네마 전 상원의원이 실제로 당적을 바꿔 무소속이 된 반면, 페터먼은 스스로 탈당 가능성을 일축하며 민주당원으로 남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도 패터먼 의원이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 하기보다 스스로 진실이라 믿는 바에 투표한다는 입장을 지켜왔다고 짚었다.
그런 패터먼 의원이 공화당의 잔치에 얼굴을 비추면서, 당적은 유지하지만 이미 마음은 절반쯤 넘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한편 이날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는 흥행 면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
2만 명을 수용하는 아메리칸 에어라인센터에서 1층 관중석은 70% 안팎만 채워졌고, 2층 4분의 1과 3·4층은 취재진을 제외하면 대부분 비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 매진"이라 주장했지만, 행사 전 일반인에게 무료 입장권까지 배포했음에도 좌석을 다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염과 함께 일부 경합지역 후보들의 불참이 빈자리가 생긴 배경으로 꼽힌다. 경합지역 후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하는 게 득표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