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의혹에 휩싸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과 '가족정당' 논란에 대해 반박에 나선 것인데 정치적으로 미숙하며 청와대에 새로운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비례대표직 사퇴 관례를 '자리 나눠먹기'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장관과 의원 직 겸직은 '홀로 독식'이 아니냐는 반론이 곧바로 제기됐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허프포스트
용 후보자는 1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자 지명 이후 지금까지 말도 안 되는 의혹들이 마치 실체가 있는 것처럼 보도되고, 아무리 당에서 설명하고 반박해도 제대로 보도조차 되지 않는 시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가장 먼저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논란을 꺼냈다.
용 후보자는 야당 현역 국회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김대중 정부 당시 DJP 연합 이후 첫 사례라며 "관례로서 평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비례의원직의 사퇴라는 관례가 정치인들 사이에 자리 나눠 먹기로 사고됐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례대표가 장관에 임명될 경우 의원직을 내려놓아 다음 순번이 의석을 승계해온 관행 자체를 '자리 나눠먹기'로 규정한 셈이다.
그러나 용 후보자를 향한 비판의 핵심은 다음 순번에게 의석을 넘겨주는 것이 적절하냐가 아니라, 장관이라는 행정부 고위직을 맡으면서 국회의원직까지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데 있다.
용 후보자는 "비례의원에 대해서만 다른 원칙과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을 '자리 나눠먹기'라고 비판하면서 두 자리를 모두 유지하는 데 대한 지적에는 직접 답하지 않았다.
배우자를 둘러싼 '가족정당' 논란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났다.
용 후보자는 배우자가 2020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6년2개월 동안 기본소득당에서 근무하며 1억6천만 원을 수령했고, 12개월가량의 육아휴직 기간을 제외하면 월평균 급여가 250만 원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이 마흔 먹은 근로자가 6년 동안 회사에서 약 250만 원 정도의 급여를 받은 것에 어떤 문제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자신이 낸 당비가 배우자의 급여로 돌아갔다는 의혹에도 "제 소득만으로 저희 가족의 생계는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왼쪽)가 10일 국회 소통관 백브리핑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허프포스트
하지만 '가족정당' 논란은 배우자가 받은 월급이 많으냐 적으냐에만 초점이 맞춰진 문제가 아니다. 배우자가 장기간 당직자로 근무한 것은 물론 창당 초기 사무총장 임명 예정자 신분으로 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함께했다는 점 등이 논란의 배경이다.
용 후보자 스스로도 이날 창당 직후 당의 의결체계를 갖추는 과정에서 "유일한 회의의 성원인 당대표인 제가 회의를 열어 의결했다"며 당시 사무총장 임명 예정자였던 배우자가 이를 참관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부부회의'라고 부르는 것은 '폄훼'라며 절차상 하자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일각이 기본소득당을 '기생충 정당'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1년 총수입의 35.7%를 국고보조금에 의지하고 있는 국민의힘과 1년 총수입의 단지 1.6%만 국고보조금으로 보조받으면서 당원들의 당비로 자립해온 기본소득당 중에 도대체 누가 기생충 정당이냐"고 맞받았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부동산 거래 의혹에도 입장을 밝혔다. 주 의원은 용 후보자가 중국인에게 주택을 팔아 약 2천만 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며 '풀소유'라고 비판한 바 있다.
용 후보자는 출산 뒤 육아와 출퇴근 문제로 거주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이뤄진 매매라고 해명했다. 주택 보유 1년을 채우기까지 약 20일이 남았지만 이를 기다리지 않고 팔아 70%의 양도소득세율을 적용받았다며 투기 목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으로 일하는 지난 6년 동안 주식도 코인 거래도 그리고 부동산 투기도 하지 않았다"며 "수십억 재산 가지고 있으면서도 각종 투자, 투기에 골몰하는 정치인들과 비교하여 저는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말했다.
성평등가족위원회 소관 법률 대표발의가 0건이라는 지적에는 "가장 속상했다"며 육아 부모 연차휴가 보장과 노키즈존, 아동·청소년 기본소득, 생활동반자법, 친밀관계폭력 관련 입법·의정활동 등을 해왔다고 반박했다.
'언더조직' 활동에 대해서는 비공개 정파에 참여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용 후보자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이른바 언더조직이라는 비공개 정파에 참여한 것을 부인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정파는 성차별적·위계적 문화 등의 문제로 2017년 자체 해산했다며 자신 역시 당시 조직 문화에 대한 문제 제기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낙태 금지'와 '혼전 순결'을 신념으로 갖고 활동했다는 주장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부인했다.
용 후보자는 회견 말미 "지난 10여 일 동안 엄청나게 많은 보도가 나온 만큼 저의 오늘 이 소명들도 공정하게 보도해주시고 다뤄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인사청문회를 열어달라. 저는 지금껏 준비해온 대로 오늘처럼 국민 앞에 성실히 답변드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