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연임할지, 새 회장이 탄생할지 결정되는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1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양종희 회장,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 겸 WM·SME부문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세 사람 중 한 명을 최종 후보로 선택한다.
금융권의 시선은 세 후보 중 누가 유리한지에 쏠려 있다. 하지만 결정을 내리는 것은 후보가 아니라 회추위원 7명이라는 점에서, 사외이사들의 면면에도 관심이 모인다.
특기할만한 점은 KB금융지주 회추위가 최근 3번의 회장 최종 후보 추천에서 만장일치의 결과를 보여 왔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만장일치'가 나올지도 금융권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다시 한번 회장 자리에 앉을지, KB금융지주의 새 회장이 탄생할지 결정되는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은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 7표 중 5표가 필요하다, 반대하면 이름과 사유가 의사록에 남는다
10일 KB금융지주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추위는 롱리스트 확정까지는 출석위원 과반으로 결의하지만, 숏리스트 선정과 최종 후보 선정은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결의한다(회추위규정 6조 2항). 회추위 재적 7명 기준으로 살펴보면 5표 이상의 표를 획득해야 최종 후보가 될 수 있다.
회추위 규정 9조에 따르면 해당 최종 후보의 선임에 반대하는 위원이 있으면 그 성명과 반대 사유를 의사록에 기재해야 한다. 만장일치가 아니면 기록이 남는 구조인 셈이다.
다만 구조적으로 2명의 표가 이탈해도 회장 최종 후보로 선임될 수 있는 것과 달리, 2014년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 최초 선임 당시 6대 3으로 표가 갈렸던 것을 제외하면 이후 회추위의 최종 후보 선정은 항상 만장일치로 이뤄져 왔다. 3분의 2라는 규정보다 높은 기준을 회추위가 스스로 지켜온 셈이다. 그만큼 이번에도 만장일치가 나올지가 결과 못지않은 관전 포인트라는 평가가 나온다.
회추위 위원 전원의 지지를 받은 후보는 이사회 차원의 일치된 결정이라는 정당성을 안고 임시주총에 나서게 된다.
올해 회추위 위원장은 조화준 사외이사다. KTF, BC카드, KT캐피탈에서 CFO를 지낸 뒤 KT캐피탈 대표를 역임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회추위원장을 맡고 있다.
회추위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다. 양 회장과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이사회 구성원이지만 각각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여서 회추위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 7명 전원이 외부 전문기관 추천으로 들어왔다, 감독당국 접점은 7명 중 4명
7명의 최초 후보 제안자는 모두 '외부 전문기관'이다. 2025년 중임된 조화준·최재홍·김성용 사외이사와 같은 해 새로 선임된 차은영·김선엽 사외이사는 2025년 연차보고서에 최초 후보 제안자가 외부 전문기관으로 기재돼 있다.
올해 3월 중임된 이명활 사외이사와 최초 선임된 서정호 사외이사도 사외이사 후보 추천내역 공시에 "후보제안자: 외부 전문기관"으로 적혀 있다. 주주 추천으로 들어온 위원은 없다.
선임 시점을 양 회장 취임(2023년 11월) 기준으로 나누면 양 회장 취임 이전 선임된 위원이 3명, 이후가 4명이다. 최재홍(2022년 3월) 이사와 조화준·김성용(2023년 3월) 이사가 이전이고, 이명활(2024년 3월) 이사와 차은영·김선엽(2025년 3월), 서정호(2026년 3월) 이사가 이후다.
각 이사들을 배경으로 나눠보면 학계 출신이 4명이다. 김성용 이사는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차은영 이사는 이화여대 경제학 교수다. 최재홍 이사는 강릉원주대에서 31년을 재직한 뒤 현재 가천대 스타트업칼리지 교수로 있고, 이명활 이사는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다. 나머지 이사들은 회계분야, 법조분야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김선엽 이사는 안진회계법인 금융사업본부장을 지낸 이정회계법인 대표고, 서정호 이사는 행정고시와 사법고시에 모두 합격해 국세청과 재정경제부 세제실을 거친 법무법인 더위즈 대표변호사다.
다른 금융회사 이사회를 경험한 위원은 두 명이다. 차은영 이사는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를 4년 지냈고, 김성용 이사는 우리은행과 서울보증보험 사외이사를 지냈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강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감독당국과의 접점은 7명 중 4명에게 있다. 특기할만한 점은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 출신이 두 명이라는 것이다.
이명활 이사가 2019년 1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서정호 이사가 2022년 3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제재심의위원을 지냈다. 서정호 이사는 금융위원회 산하 위원회 세 곳도 거쳤다. 각각 금융발전심의위원회(2020년 2월~2022년 2월), 법령해석심의위원회(2021년 2월~2025년 1월), 경영예산심의위원회(2022년 7월~2024년 6월)다. 한국거래소 규율위원회와 기업심사위원회 위원도 지냈다.
이 밖에 김성용 이사는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2012년 11월~2015년 11월)을, 차은영 이사는 금감원 자문위원을 지냈다.
서정호 이사는 2025년 5월부터 현재까지 서울지방국세청 법률고문을 맡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올해 8월13일 KB국민은행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사회 내 위원장 자리는 7명이 하나씩 나눠 맡고 있다. 감사위원장 김선엽 이사, 리스크관리위원장 김성용 이사, 평가보상위원장 차은영 이사, 내부통제위원장 이명활 이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장 최재홍 이사, ESG위원장 서정호 이사, 그리고 이사회 의장 겸 회추위원장 조화준 이사다.
2025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기준 활동시간은 이명활 이사가 455시간으로 가장 많고, 김선엽 이사가 336시간으로 가장 적다. 현재 KB금융지주 회추위원 가운데 2025년 보수를 가장 많이 수령한 인물은 조화준 이사(9960만 원)이다.
◆ 2025년 이후 이사회에서 나온 반대표는 한 건, 승계 규칙 논의한 이사도 회추위에 있다
2025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KB금융지주 이사회 결의에서 반대표가 나온 안건은 한 건이다.
김성용 사외이사가 2025년 4월 24일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안)'에 반대했다. "당사의 밸류업 정책 추진에는 예측 가능성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사유가 연차보고서에 기재돼 있다. 다른 이사 8명은 전원 찬성했으며 해당 안건은 가결됐다.
해당 안건을 제외하고는 2025년 이사회의 모든 결의사항은 반대표 없이 처리됐다. 올해 상반기에 열린 이사회에서도 반대표가 나온 결의는 없다.
특기할만한 점은 최재홍 이사가 회추위원장으로 일하던 2024년에 KB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 경영승계규정'이 개정됐다는 것이다. KB금융지주는 2024년 제 9차 이사회 안건 가운데 하나로 '이사회규정 등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여기에는 경영승계규정이 포함돼 있다.
KB금융지주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는 최재홍 이사를 두고 "경영승계준칙(안) 논의 시 내·외부 후보자 간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경영승계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했다"고 기재하고 있다. 또한 조화준·이명활·김성용 사외이사 역시 해당 논의 당시 회추위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이번 승계절차의 규칙을 논의한 위원들이 그 규칙에 따라 표를 던지는 구조인 셈이다.
회추위는 11일 세 후보를 상대로 2차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뒤 투표로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한다. 최종 후보는 자격 검증을 거쳐 10월2일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을 받고,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양 회장의 임기는 11월20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