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웅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 애큐온캐피탈 인수와 재무건전성 방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짊어지게 됐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애큐온캐피탈 인수가 성사되면 요구자본이 늘어나면서 재무건전성에 부담이 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27년 도입되는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비율)의 규제 기준은 50%인데, 한화생명이 2026년 1분기에 잠정 집계한 기본자본비율은 60% 수준이어서 조금만 더 밀려도 규제 기준에 바짝 붙게 되기 때문이다.
권혁웅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 애큐온캐피탈 인수와 재무건전성 방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9월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애큐온캐피탈 인수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인수 후 건전성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거래 설계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화생명은 재무건전성 개선 과제를 안고 있다.
2027년 도입되는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 비율의 규제 기준은 50%이고 권고 수준은 80%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기본자본비율이 60%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지만 2분기에는 구체적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1분기 말보다 소폭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만 언급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은 웃돌지만 거론되는 권고 수준과는 격차가 크다.
박수원 한화생명 리스크관리팀장 상무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기본자본비율은 올해 말 60% 이상을 목표로 관리할 것"이라며 "보험금 예실차 관리와 함께 금리위험을 축소하고 내부모형 승인 준비 등 요구자본 축소 노력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다만 애큐온캐피탈 인수만으로 기본자본비율 1.4%포인트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캐피탈사는 보험사보다 신용위험이 높은 영업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 이후 요구자본이 증가해 기본자본비율의 분모가 커지는 식이다.
또 애큐온캐피탈의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회사가 위험한 자산을 자기 돈으로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재무건전성 지표다.
애큐온캐피탈의 상반기 자기자본비율은 19.7%로 2023년 25.2%를 기록한 뒤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인수 대상의 자기자본비율이 낮다는 것은 그 회사가 스스로 손실을 흡수할 여력이 얇다는 뜻이다.
인수 이후 애큐온캐피탈의 재무건전성이 추가로 나빠지거나 손실이 발생하면 모회사인 한화생명이 직접 자본을 투입해 메워야 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다만 아직 인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구체적 건전성 영향은 거래 구조와 조건이 확정된 이후에 알 수 있다.
권혁웅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은 한화그룹에서 40년 동안 주요 보직을 맡아 온 전문 경영인이다.
권 부회장은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으로 출범시킬 때 인수부터 통합작업과 경영정상화까지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이번 애큐온 인수 역시 권 부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 부회장은 애큐온 인수와 동시에 재무건전성도 방어해야 하는 과제를 짊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