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국내 최대 아트페어 행사인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이 5일과 6일 각각 막을 내렸다. 첫날 1만 명의 관람객이 현장을 찾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고, 8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시민들이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국내 최대 아트페어 행사인 '프리즈 서울'에서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프리즈 서울에서 가장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 작품은 한국의 추상화가 유영국 작가의 1971년 작 ‘Work’다. 약 22억~25억 원에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며 한국을 방문한 북미 지역 미술관의 이사회가 구매했다. 이는 프리즈 서울 5년 역사상 ‘한국 작가 최고 판매가’로 기록됐다.
다음으로는 루마니아의 작가 아드리안 게니의 ‘Figure with Funerary Stele’이 약 17억4000만 원에, 영국의 조각가 안토니 곰리의 주철 조각 작품 ‘HOLD’가 약 13억8000만 원에 팔리면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까지 고가 작품으로만 관심이 쏠렸던 것에 견줘 올해는 중저가 작품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프리즈 서울 개막 당시 파블로 피카소의 ‘술이 달린 붉은 모자를 쓴 여자’가 600억 원에 팔리면서 큰 화제가 됐다. 2025년에도 미국의 시각예술가 마크 브래드포드의 작품이 62억 원에 거래되는 등 이른바 ‘초고가’, ‘최고가’ 거래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이번 2026년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은 다수 갤러리들이 100억 원대 이상의 초고가 작품보다 수천만~수억 원대의 ‘중저가 작품’을 내걸며 실속을 챙겼다는 반응이 나온다. 70달러(한화 약 9만5천 원)의 저가 작품도 400점 이상 동이 나는 등 미술작품 구매의 문턱이 낮아졌다.
사이먼 폭스 프리즈 최고 경영자는 3일 프리즈 서울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고가 작품 한두 점이 팔렸는지가 미술시장 성공의 척도는 아니다. 다양한 가격대의 작품이 거래되고, 규모가 작은 신진 갤러리까지 자신들과 맞는 컬렉터를 만나는 것이 시장의 건전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5일 폐막 보도자료를 통해 “신진 작가부터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까지 폭넓은 가격대에서 작품 판매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기존의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걸작을 사는 것보다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사들이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된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5일 국내 최대 아트페어 행사인 '프리즈 서울'가 열리고 있다. ⓒ허프포스트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키아프와 프리즈의 중저가 위주 작품 구성이 국내 미술시장의 위축된 구매력을 의식한 결과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영국의 미술 전문 매체인 아트뉴스페이퍼는 3일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이 높아진 한국 미술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많은 갤러리들이 고가의 작품보단 신진 작가 등의 중저가 작품으로 집중을 옮기는 등 가격 책정에 신중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