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란 전쟁 후 전 세계에서 각국의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G7 국가들의 국채 차입 비용이 추가적으로 수백 억 달러나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미국이 비용 증가분의 3분의2 정도를 담당했는데, 전문가들은 증가한 차입 비용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8월28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 도착한 후 대통령 전용 리무진을 타려 걸어가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파이낸셜타임스는 30일(현지시각) "본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이란 전쟁이 일어난 다음 전 세계 각국의 국채 금리가 상승해 G7 국가들의 국채 차입 비용이 증가했다"며 "전쟁 전과 비교했을 때 G7국가들은 160억 달러(약 22조 원) 규모의 차입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G7 국가에는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어서 "상승세가 지속되면 2027년 1분기 말까지 추가적으로 발생할 차입 비용은 340억 달러(약 47조 원)에 달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G7 국가 가운데 최대 경제국이자 세계 최대 국채 시장으로 비용 증가분의 약 3분의 2인 106억 달러(약 14조6천억 원)를 부담했다. 만일 상승세가 지속할 경우 2027년 1분기 말까지 미국이 부담할 비용 증가분은 217억 달러(약 30조 원)규모로 늘어난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는 증가하는 재정 적자가 꼽힌다. 미국의 재정 적자는 이달 19일 사상 최초로 40조 달러(약 5경5600조 원)를 넘어섰다.
이란과 전쟁하며 촉발된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정책 당국이 억제할 수 있을지에 관한 우려도 국채 금리 상승에 기여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19일 장기 국채 매입을 늘려서 이자율을 낮추려 노력했으나 국채 금리 상승세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 제프리스 그룹의 모히트 쿠마르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에 "국채 금리가 더 오르면 주식과 채권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점"이라며 만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를 넘을 경우 주식 시장에 부정적 반응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채 금리 상승으로 주식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지고, 차입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이 압박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쿠마르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또 "전 세계적으로 정부가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펼치면서 재정 적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같은 경우에는 각각 중간선거와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어 포퓰리즘적 정책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짚었다.
쿠마르 이코노미스트는 국채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는 재정 적자를 줄이는 게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에 국채 금리 상승이 "미국에서는 이미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을 증가시켜 경제 활동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주택 시장은 이미 침체된 상태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현재 6.66%인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7%를 넘어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요인으로 인해 국채 금리에 추가적 상승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제경제 싱크탱크인 피터슨 연구소의 애덤 포즌 소장은 "국방비 지출 증가, 고령화로 인구 구성이 변화함에 따른 복지 수요 증가, 인프라 투자 증가, 미국 이외 지역에서 나타나는 친환경 관련 투자 증가가 모두 국채의 실질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한다"고 설명했다.
나이틀리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재정건전성 관련 우려와 거대 AI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에 관한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