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캐나다의 8대 수출국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최근 광물·에너지 관련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뜻을 모은 바 있다.
캐나다가 미국 이외 지역의 수출입 비중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국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026년 8월24일 캐나다 퀘벡주 레비스에 위치한 데이비 조선소에서 미국과의 무역 분쟁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AFP통신=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는 27일(현지시각) "캐나다는 수출 다변화를 위해 인프라 구축과 무역 협정 체결이 필요하다"며 "캐나다는 수십 년 동안 미국과의 경제 통합을 강화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 전쟁이 발발하자 높은 미국 의존도가 압박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캐나다는 수출의 약 4분의 3을 미국에 의존해 왔다. 줄리안 카라게시안 전 캐나다 재무부 특별 고문은 27일 워싱턴포스트에 "1980~2000년대에는 캐나다와 미국 사이 경제 통합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문제가 생길 조짐이 전혀 없었다"며 "그런데 지난 8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경제 통합에 진정한 경종을 울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2월에 처음으로 캐나다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그는 추가 관세 부과를 하겠다며 위협하고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며 공세를 펼쳤다.
2025년 3월 취임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2026년 1월에 중국을 9년 만에 방문하고 7월에는 26년 만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등 20여 개국을 순방하며 교역 강화에 나섰다.
캐나다 외교부 통계가 6월에 발표한 2025년 수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의 미국 외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액은 11.1% 증가해 전체 수출액의 32.8%를 차지했다. 이는 40년 만의 최고치로, 반대로 대미 수출액은 3.7% 감소했다. 카니 총리는 지난해 10월 2035년까지 미국 이외 지역의 수출 비중을 현재의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크리스틴 호프웰 국제정책학과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캐나다는 석유, 천연가스, 광물, 비료, 목재, 식량 및 기타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국으로 여겨진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런 자원들이 부족해지면서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캐나다와의 무역 관계를 강화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도 캐나다와 교역을 늘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과 카니 총리는 2025년 6월과 10월, 2026년 6월과 7월에 여러 국제 회담에서 만나 국방·안보, 에너지, 핵심 광물 등 주요 분야에서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캐나다는 안정적 교역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교역 규모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캐나다에 주로 승용차, 자동차 부품, 철강 제품, 가전 및 전자기기를 수출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품목은 모두 미국·캐나다 무역 분쟁에서 각국이 서로에게 높은 관세를 부여하기로 결정한 품목이기에 한국이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있다.
KOTRA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한국의 대캐나다 수출 자유무역협정(FTA) 활용률은 97.3%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품목 수 기준 98.7%의 관세가 철폐된 상태다. 여기에는 위의 승용차, 자동차 부품, 가전 및 전자기기가 해당한다. 철강 제품은 아직 관세가 부여된다.
2032년 1월에는 캐나다와 한국 사이 99.75%의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다. KOTRA는 관련해 "양국 간의 교역 확대와 경제 협력 심화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캐나다는 한국에 주로 천연가스·석탄 등 에너지 자원, 리튬·니켈 등 최신 기술에 필요한 핵심 광물, 밀·콩 등 곡물을 수출한다.
한국과 캐나다는 지난해 6월 "한-캐 핵심 미네랄 액션 플랜 2.0" 을 채택해 리튬·니켈·망간·흑연 공급망 투자, 광물 정제·재활용 기술 협력, 배터리 전구체·소재 공동개발 등에 뜻을 모으기도 했다.
한국은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의 핵심 원자재인 리튬과 니켈을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데, 리튬은 4월 기준 64%를 중국, 31%를 칠레에 의존하고 니켈은 6월 기준 50%를 인도네시아에 의존해 수입처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과 캐나다 사이 협력 강화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찾아온 공급망 위기와 관련해서도 탈출구로 작동하고 있다.
산업통산부는 올해 6월 캐나다와 에너지 협력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올해 캐나다산 원유 수입을 지난해의 약 3.3배 규모로 늘려 장기적으로 연간 2천만 배럴까지 늘려나가겠다는 뜻을 보였다. 또한 캐나다산 액화천연가스(LNG) 도입도 연간 340만 톤까지 늘려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