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제공업체와 수익을 공유하는 새 금융 프로그램의 일부 거래를 일시 중단했다. 원인은 반독점법 위반·투자자들의 순환적 금융 관련 거부감·제공업체들의 반발 등으로 추측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026년 7월28일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의원들과 회담을 갖는 와중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현지시각) "엔비디아는 7월1일 시작한 AI 클라우드 제공업체 관련 신규 금융 프로그램의 계약 가운데 일부를 시작한 지 2달도 안 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AI 컴퓨팅 파트너십이라고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소규모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처한 자금 조달 문제 해결이 목적이었다.
AI 클라우드를 만들려면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 반도체와 데이터 센터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투자가 충분한 고객 계약을 확보해 자금을 조달하기 전에 이뤄져야 하기 떄문에 소규모 업체들에게는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다른 고객을 찾지 못하면 GPU 용량을 직접 임대해주는 'AI 컴퓨팅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엔비디아는 프로그램을 중단한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엔비디아 직원들이 해당 프로그램에는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반독점법을 위반하면 반독점 규제 당국의 표적이 돼 집중 심사가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위반 횟수당 최대 1억 달러(약 1377억 원) 규모의 벌금이 부여되는 등 강도 높은 민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한쪽에서는 엔비디아의 이런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엔비디아의 재무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AI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면 이런 프로그램들이 엔비디아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 "엔비디아가 체결하고 있는 금융 거래의 규모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점점 더 위험해 보인다"며 "닷컴 버블 당시에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비슷하게 규모가 작고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매출을 올리려다 결국 몰락했다"고 짚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해당 프로그램이 시행된 초기 몇 주 사이에 일부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이 계약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통제가 과하다며 불만을 표출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하기도 했다.
다만 엔비디아는 해당 프로그램이 엔비디아에 큰 규모의 수익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뜻을 보여왔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6일 투자자들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수익 공유 프로그램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짚으며 중장기적으로 회사에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26일 2분기 보고서에서 수익 공유 프로그램의 규모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클라우드 제공업체들과의 계약은 일반적으로 6년 동안 지속되며, 총 360억 달러(약 50조)를 투자하기로 약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엔비디아는 이 투자액은 제공업체가 다른 고객을 찾지 못할 경우에만 GPU 용량을 직접 임대하기 위해 지원되는 것으로, 제공업체들이 다른 고객들을 찾기 시작하면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