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가 차세대 전기차 SUV를 중국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도요타가 일본이 아닌 해외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핵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한 남성이 2026년 8월13일 일본 도쿄의 한 도요타 대리점 앞을 걸어가고 있다. ⓒAFP통신=연합뉴스
도요타는 28일 최첨단 기술을 적용하는 차세대 SUV 전기차를 2027년 가을부터 일본이 아닌 중국 상하이 신규 공장에서 최초로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전기차는 도요타의 프리미엄 고급화 브랜드 '렉서스' 모델 라인에 속하게 된다.
이 같은 도요타의 발표를 두고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도요타는 지금까지 첨단 기술이 적용된 차량을 일본에서 먼저 개발하고 생산한 다음 일본 및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방식을 선택해왔다.
이번 차세대 전기차에는 여러 개의 알루미늄 차체 부품을 하나의 큰 덩어리로 성형하는 최첨단 기술인 기가캐스팅 기술이 적용된다. 도요타는 이 기술을 통해 차체 무게를 최대 20%까지 줄여 주행 거리를 증가시킬 수 있고, 조립 공정을 간소화해 생산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2027년에 월 약 1천대 규모로 생산을 시작해 2028년에는 연간 수만 대까지 생산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도요타는 지역적 수요에 맞춰 현지 개발 및 생산을 추진하는 다각적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도요타는 이 전략에 따라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는 주로 하이브리드 및 내연기관 차량에 주력하고, 중국에서는 전기차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가 일본에서 올해 5월 차세대 전기 쿠페 개발을 중단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약 2천만 대였는데, 이 가운데 중국에서는 1320만 대가 팔려 세계 판매량의 66%를 차지했다. 이는 세계 2위 판매량을 기록한 유럽 (420만 대)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IEA는 2026년에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이 이전보다 다소 둔화돼 143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지만 그럼에도 이는 전 세계 판매량 추정치인 2300만 대의 62%에 해당한다.
닛케이아시아는 28일 "특히 중국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중요한 지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서 SUV 전기차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는 지난 6월 대형 SUV 전기차를 출시했다.
도요타 역시 현재 중국에서 저가형 SUV, 세단 등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도요타는 여기에 프리미엄 라인 렉서스 브랜드 산하 전기차 모델을 추가해 판매량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전기차 개발 측면에서도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2년 만에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 출시하는데, 일반적 신차 개발은 4~5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절반의 시간에 새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세계 자동차업체들은 중국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델 개발 단축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닛산은 올해 6월 모델 개발 기간을 기존 52개월에서 26개월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 역시 올해 4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손잡고 2030년까지 중국 시장에 최대 50개의 신규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