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란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이란과의 '사업 관계'를 단절하지 않는 국가들에게 경제적 불이익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은행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 정부 안에서는 경제 제재가 중국의 무역 보복 조치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2026년 8월24일 미국 워싱턴 D.C.의 재무부 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에 걸쳐 있는 이란의 금융 연결망에 대한 경제 공세를 시작할 것이다"며 "이란과의 사업 관계를 단절하지 않는 제3국과 주요 기업도 달러 기반 금융시스템에서 퇴출할 것이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란의 경제 제재 회피를 돕는 생태계 전체를 파괴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무부는 이란 정부가 디지털 자산, 기술, 금, 항공, 해운 등 5개 분야를 이용해 경제를 부양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들 분야에 관한 제재를 예고했다. 또 재무부는 약 60개 이란 관련 기업과 개인을 지목해 제재를 부과했다.
베센트 장관은 제재 발효 시점과 제재 대상 국가들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베센트 장관은 이날 중국 은행도 제재할 것이냐는 질문에 "누구도 미국의 제재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답했다.
베센트 장관은 지난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이란 제재에 협조해야 한다"며 "중국은 원유의 50%를 중동 지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는 게 중국에게도 이롭다"고 말하며 중국의 협조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는 24일 "제재와 압박 전술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24일 "전문가들은 9월 워싱턴 D.C.에서 열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 은행에 제재를 가하면 중국이 보복 조치를 취할까 염려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출을 제한한다면 큰 타격이 있을 것이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4월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격화하자 여러 희토류 광물 등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해 미국에게 큰 타격을 준 적이 있다. 희토류 등 주요 광물은 첨단 사업인 AI 반도체, 전기차 모터와 군수품인 미사일, 레이더 등에 쓰인다.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부산에서 회담을 가진 다음 중국은 희토류 규제를 1년 유예하기로 결정했었다. 만일 중국이 또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선다면 이는 미국 기업들에게 또 타격이 될 수 있다.
실제 올해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사이 정상회담에서 희토류 제한 역시 주요 논의 항목 가운데 하나였다. 다만 당시 정상회담에서 희토류 수출 통제 관련 논의는 원론적 내용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