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청소년 사이에서 거식증 문제는 흔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남자 청소년들 사이에서 증가하고 있는 근육집착증, 즉 '바이고렉시아(Bigorexia)'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상적인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 스테로이드 약물 주입을 불사하는 젊은 남성들이 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섭식 장애 치료사이자 뉴포트 헬스케어의 섭식 장애 프로그램 책임자인 카라 베커는 "바이고렉시아는 근육 크기와 외모와 특히 조점을 맞춘 왜곡된 자아상을 특징으로 하는 심리적 질환이자 신체 이형 장애의 일종"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바이고렉시아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남성에게 더욱 흔하게 발병되며, 연구에 따르면 그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수잔 리의 연구에서는 청소년 남성의 22%가 근육량을 늘리거나 체중을 증가시키기 위해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한 섭식 장애"를 보였으며, 젊은 성인 남성들 사이에서는 보충제, 식단 변화, 심지어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이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바이고렉시아 발병이 증가하는 원인은 여러 이유가 있다.
베커는 특히 "신체 이미지나 불안과 관련된 정신 질환 등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바이고렉시아의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마찬가지로 자존감이 낮거나 완벽주의 또는 강박적 성향이 있는 사람들도 이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트라우마와 괴롭힘 역시 바이고렉시아를 발병케 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요인은 단연 SNS의 확산과 그에 따른 신체 이미지 왜곡이다
섭식 장애 전문 소아과 의사 제이슨 나가타는 "인플루언서 계정을 통해 남성의 몸매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상화된 몸매와 끊임없는 비교가 신체 불만족과 바이고렉시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드아일랜드주 브라이언트 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조셉 J. 트룬조는 "틱톡커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는 좋아요와 팔로워를 통해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인다"며 "그 돈을 다시 전문 트레이너와 영양사들에게 투자하여 전문적으로 신체 이미지를 가꾼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내막을 모른 채 미디어와 광고에서 이상화된 외모를 소비하는 일은 특히 어린 남자 청소년에게 해로울 수 있다.
트룬조 교수는 "인플루언서들은 수천 장의 사진을 찍은 후 그 가운데 가장 잘 나온 사진을 골라 보정하여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낸다"고 덧붙였다.
부모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트룬조 교수는 "소셜 미디어 사용을 최대한 제한하되,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자녀가 보고 있는 것의 이면에 있는 현실을 자녀에게 이해시키고, 그 이미지에 동조하지 않도록 주의를 살피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볼티모어 섭식장애 회복센터 임상 심리학자인 구딩은 "바이고렉시아의 진행을 막기 위해선 조기에 발견하여 빠른 시일 내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나가타 박사 역시 "근육 이형증이나 섭식 장애가 있는 남자 아이의 경우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섭식장애와 근육 이형증은 정신 건강 전문가, 의료진, 영양 전문가가 포함된 전문 팀의 지원을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라고 말한다.
소셜 미디어 속 과잉된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신체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외모를 초월하는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박태열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