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국가 핵심산업의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는 산업스파이 범죄의 유형을 구체화하고 이를 국가안보 범죄로 다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특별법안이 발의됐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리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더불어민주당 차원에서 추진되는 법안이다.
박균택 의원 ⓒ 연합뉴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광주 광산구갑)은 이 같은 내용의 ‘산업스파이 가중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을 전날 대표 발의했다.
박균택 의원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기술보호 제도는 여러 법률에 분산돼 있어, 산업스파이 범죄의 예방과 적발, 수사·재판, 국제공조, 범죄수익의 환수, 피해 기업 보호에 이르는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외국정부가 개입하거나 배후에서 조종하는 행위조차 개인의 일탈이나 단순한 기업 간 기술유출로 취급돼 왔다는 것이 박 의원의 지적이다.
특별법안은 △기술유출 행위자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안보사범’으로 규정하고 △산업스파이 범죄를 ‘경제간첩죄’, ‘경제이적죄’, ‘일반 경제이적죄’로 체계화해 불법성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먼저 특별법안은 산업스파이 범죄를 배후와 목적에 따라 ‘경제간첩죄’, ‘경제이적죄’, ‘일반 경제이적죄’로 세분화해 기술침해의 위험성과 실제 행위 정도에 따라 형량을 차등화하도록 했다.
외국 정부와 기관의 이익을 위한 범행은 ‘경제간첩죄’로, 외국 법인의 이익을 위한 범행은 ‘경제이적죄’로, 국외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 기술을 유출한 경우에는 ‘일반경제이적죄’로 규정했다.
경제간첩죄의 경우 무기징역 또는 징역 7년 이상의 처벌을 받게 되며, 공소시효도 25년으로 대폭 강화했다.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상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 범죄의 공소시효는 15년이다.
또 특별법안은 국외범 처벌 규정을 신설해 대한민국 영토 밖에서 범죄를 저지른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이 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법인의 종업원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 법인도 중하게 처벌하는 양벌규정도 새로 뒀다. 아울러 범죄행위에 의해 생긴 재산과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하는 내용도 명문화했다.
예방기능도 강화했다. 산업스파이 범죄 예방을 위한 정보·수사기관의 방첩활동과 조사 권한을 명시하고, 관련 범죄에 대한 신고의무와 신고자 불이익 금지, 포상금 지급제도도 마련했다.
박균택 의원은 “산업스파이 범죄는 개인의 일탈이나 개별 기업 차원의 기술유출이 아니라 국가안보와 국민경제를 위협하는 범죄로 다뤄야 한다”면서 “처벌 강화에 그치지 않고 기술유출의 예방부터 수사·재판, 피해 기업 보호까지 하나의 체계로 연결한 것이 특별법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