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잇따라 올리며 북미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재차 발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올린 북미정상 회동 사진. ⓒ트루스소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김 위원장과 함께 촬영한 사진 3장을 잇달아 게시했다. 첫 번째 사진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촬영된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두 장은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 당시 사진으로 추정된다.
이번 게시물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김 위원장에게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과거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및 친밀한 관계를 상기시키며 다시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게시한 사진 가운데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사진이 빠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하노이 정상회담은 양측이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의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합의 없이 결렬됐다. 당시 김 위원장은 전용열차를 타고 하노이까지 이동했지만 협상 결렬 이후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던 만큼, 하노이 회담은 북한 입장에서 '기분 나쁜 기억'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루스소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루스소셜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등 일부 비핵화 조치를 제공하는 대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일부를 해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북한이 요구한 제재에는 2016~2017년 채택된 결의안들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는 광물·원유 거래와 금융·운송 부문을 제한한 2270호, 석탄 수출량 제한과 구리·니켈·아연·은 수출 금지 등을 담은 2321호, 석탄·철광석·해산물 수출을 봉쇄한 2371호, 정제유·원유 수입 상한과 천연가스 수입 금지 등을 규정한 2375호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사실상 모든 제재의 해제를 요구했고, 미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이 단순히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모든 경제제재의 해제를 요구했다는 당시 미국 측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은 영변 핵시설뿐 아니라 북한 내 다른 핵시설까지 포함하는 이른바 '빅딜'을 요구했고, 북한은 이에 맞서 제재의 상당 부분을 해제해 달라는 입장을 제시했다는 해석이다. 결국 양측이 비핵화 조치의 범위와 제재 완화 수준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이처럼 하노이 회담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사진을 제외하고 싱가포르와 판문점 회동 사진을 꺼내 든 것은 과거 북미 정상 간 대화와 관계 개선의 순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연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거론하며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다만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구애가 실제 협상 재개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