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대자동차의 연간 판매 목표(가이던스) 달성에 노란불이 켜졌다. 상반기 생산 차질에도 목표를 낮추지 않았던 배경에는 하반기 생산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 있었는데, 노조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서면서 그 계획이 흔들리고 있다.
대안으로 해외 생산 확대가 거론되지만 당장의 물량을 메우기에는 시차가 있어, 목표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서면서 올해 현대자동차의 연간 판매 목표(가이던스) 달성에 노란불이 켜졌다. 사진은 현대차 노조가 8시간 전면파업에 들어간 8월21일 울산시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 앞의 모습. ⓒ연합뉴스
8월2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올해 현대차 연간 가이던스 달성이 불투명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현대차 노조는 예고대로 8시간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2016년 이후 10년 만의 전면파업이다. 노조는 7월13일 2시간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파업 강도를 4시간과 6시간으로 높여왔다. 8월25일까지 예고된 파업까지 합산하면 올해 누적 파업 시간은 80시간에 이른다.
상반기 부품사 화재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현대차가 하반기에도 중대 변수를 맞닥뜨리면서 기존 생산 목표를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 대전 안전공업과 현대모비스 인도 공장 화재로 약 2만 대의 물량 차질을 빚었고, 이를 메우기 위해 보유 재고를 끌어다 썼다.
당시에도 생산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졌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현대차는 연간 가이던스를 그대로 유지해왔다.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CFO) 부사장은 "하반기 생산 확대를 통해 상반기 차질 물량을 만회하겠다"며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만회의 거점으로는 국내 공장이 첫손에 꼽혔다. 이 부사장은 "하반기에는 국내 공장뿐만 아니라 인도, 타 해외 권역 공장에서 만회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생산 확대의 거점으로 지목한 국내 공장이 7월과 8월 연이어 멈춰 선 것이다.
현대차의 2026년 판매 목표는 415만8300대로 국내에서 70만 대, 해외에서 345만8300대를 각각 판매해야 한다. 이는 2025년 실제 생산 실적 384만7741대보다 8.1%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은 183만8476대로 연간 목표의 44.2% 수준에 그쳤다. 상반기 분기 평균 생산량은 91만9238대다. 이 속도를 하반기에도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올해 생산은 367만6952대에 머문다. 목표치보다 48만1348대 적은 수준이다.
이 구멍을 메우려면 적어도 하반기에 231만9824대, 분기당 115만9912대를 생산해야 한다. 상반기보다 26.2% 많은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파업에 따른 차질 물량이 더해진다. 현대차의 시간당 생산량은 460대 수준이다. 이는 상반기 국내 공장 생산 실적 89만7929대를 조업일수 120일과 2교대 기준 근무시간 16시간으로 나눈 값이다. 이 시간당 생산량에 노조가 8월25일까지 예고한 누적 파업 시간 80시간을 단순 곱하면 3만7천대 수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단순히 국내 공장만으로 만회하기에는 힘에 부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공장 가동률은 99.0%다. 이는 최근 국내 공장 가동률이 2024년 102.9%, 2025년 102.1%, 2026년 1분기 102.0%로 100%를 넘긴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 이미 특근과 잔업을 통해 물량을 짜내왔다는 것이다.
다만 현대차에 남은 유력한 대응 카드로 해외 생산 확대가 거론된다. 실제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은 8월20일(현지시각) CNBC와 인터뷰에서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50만 대에서 2028년 최대 80만 대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중장기 계획이라 올해 하반기 물량에 바로 반영하기에는 시차가 있다.
현대차는 연간 목표치 조정에 관해서는 8월26일 열리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구체적 방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은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점진적으로 시장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8월 말에 계획된 CEO 인베스터 데이 때가 되면 좀 더 정확한 숫자를 가지고 시장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